고난받는 종, 생태계

4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5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 6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그들이 나를 모욕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각오하고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냈다.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가 아는 까닭은, 8나를 의롭다 하신 분이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 함께 법정에 나서 보자. 나를 고소할 자가 누구냐? 나를 고발할 자가 있으면 하게 하여라. 9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니, 그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 하겠느냐?

(사 50:4-9a)

종려주일 및 고난주일

어느덧 사십일 간의 사순절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러 2024년 사순절 마지막 주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이 당신 생애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날입니다. 그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을 열렬히 환영했다고 해서, 오늘을 종려주일/ Palm Sunday라고 부릅니다. 또 오늘을 고난주일/Passion Sunday라고도 부르는데, 이유는 오늘부터 체포, 심문, 고문, 그리고 십자가 처형으로 이어지는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는 한 주간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한 주간을 일 년 중 가장 거룩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Holy Week’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오늘은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두 가지 사건을 기념합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입니다. 둘 중에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가 없어, 보통 예배 전반부에는 ‘종려주일’에 초점을 맞추고, 후반부는 ‘고난주일’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사용하는 ‘성서일과’(RCL)는 오늘 본문을 종려주일과 고난주일 두 개를 제시합니다.

그런데 종려주일 본문으로는 시편과 복음서만 제시하고, 시편은 늘 118편으로 3년 내내 똑같고, 복음서는 ‘가해’는 마태복음에서, ‘나해’는 마가복음이나 요한복음에서, 그리고 ‘다해’는 누가복음에서 제시합니다. 또 고난주일 본문으로는 구약, 시편, 서신서, 복음서를 모두 제시하는데, 구약과 시편과 서신서 본문은 3년 내내 똑같고(사 50:4-9a, 시 31:9-16, 빌 2:5-11), 복음서만 마태, 마가, 누가로 매년 바꿔서 제시합니다.

올해를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저는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본문 중 구약 본문으로 증언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려주일이요 고난주일인 오늘 3년 내내 본문이 똑같습니다. 종려주일은 구약 본문이 없고, 고난주일 구약 본문은 3년 동안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사야서 50장 4-9a절을 본문으로 재작년에는 “하나님의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그리고 작년에는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라는 제목으로 각각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같은 본문으로 “고난받는 종, 생태계”라는 제목으로 증언합니다. 다시 읽어보니 재작년과 작년 증언이 나름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더 보탤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문 풀이 없이, 올해는 ‘탄소 중립’이라는 올해 사순절 주제와 관련해서만 증언하고자 합니다.

‘고난받는 종’의 노래와 (지구)생태계

오늘의 본문 말씀은 세 번째 ‘고난받는 종의 노래’ 입니다. 제2이사야(사 40-55장)에는 ‘고난받는 종의 노래’라고 알려진 네 개의 본문이 등장합니다. 42장 1~4절, 49장 1~6절, 50장 4~7절 그리고 52장 13절~53장 12절이 그것입니다. 이것들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이 ‘고난받는 종’의 모습에서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발견했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이 ‘고난받는 종’으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 증언 “옛 언약, 새 언약?”에서 기독교는 구약성경을 유대교 성경의 ‘율법서—예언서—성문서’라는 3부 배열을 ‘모세오경—역사서—시가서(지혜서)—예언서’라는 4부 배열로 변경했는데, 이는 구약성경만 보면 불안정하지만, 신약성경과 함께 보면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고발—심판—희망을 다루는 예언서가 끝나면 바로 복음서가 나오고, 복음서는 예수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약의 예언자가 말한 희망의 내용이 다름 아닌 ‘예수’임을 가리킨다고 했습니다. ‘예언과 성취’라는 도식도 바로 이 4부작 배열 때문에 도드라지게 드러납니다. 이건 하나님 나라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난의 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야가 말한 ‘고난받는 종’은 다름 아닌 ‘예수’입니다. 첫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해석했고, 기독교는 바로 그 해석에 기초해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난받는 종의 노래’를 다시 읽으니 ‘예수’뿐 아니라 ‘지구생태계’가 떠올랐습니다. 왜? 지구생태계도 자기 잘못에 대한 귀결 때문에 고난을 겪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 때문에—정확히 말하면 인류의 잘못 때문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끔찍한 고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그리고 당당히 그 고난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지 않습니까? “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는 오늘 본문 6절 말씀은 수난 현장에서의 예수 모습이면서, 동시에 오늘날 수난당하고 있는 지구생태계 모습 아닙니까? 이는 네 번째 ‘고난받는 종의 노래’를 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제가 그중에 몇 구절만 인용해 보겠습니다.

53:3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는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그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4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5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6주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다. (사 52:13-53:12 중 발췌)

이 문장에서 ‘그’ 대신에 ‘(지구)생태계’를 넣어 읽으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묘사 아닙니까?

53:3생태계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생태계는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생태계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생태계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생태계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4생태계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5그러나 생태계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생태계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악함 때문이다.... 6주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생태계에게 지우셨다.

그 옛날에 사람들이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함부로 대했듯이, 지난 수백 년간 인류는 우리 생명의 근원이요 터전이요 품인 생태계를 함부로 대했습니다. 그 귀결로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아니 기후재앙 및 기후비상사태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린 ‘생태계의 온전성 회복’을 위해 탄소 금식을 하는 것입니다.

기장 사순절 탄소 금식의 미래

오늘이 사순절 ‘마지막’ 주일이니까 이번 주로 성회수요일에 시작한 탄소 금식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시작 주간을 포함해서 지난 6주 동안 탄소 금식을 열심히 실천하셨는지요?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린 분은 안 계신지요?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여 실천이 부족한 분도 계셨지요? 다행히 아직 한주가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가 사순절에 탄소 금식을 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부터입니다. 당시에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제안한 자료를 받아서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가을에 기장 서울노회에 ‘기후정의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제가 위원장이 되면서, 2023년부터는 기장 교회 전체가 사순절 탄소 금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서울노회 교회들을 위해 만든 자료를 교단 생태공동체운동본부가 받아서 전국적인 사업으로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기장 교회 전체가 사순절 탄소 금식을 하고 있습니다.

사순절 탄소 금식을 하면서 작년과 올해 CBS에서 저를 취재했습니다. 처음에 사순절 탄소 금식을 하는 교회가 많은데 왜 취재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개교회 차원에서는 많이 해도 교단 차원에서 하는 곳은 우리 기장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뉴스거리가 된 것입니다. 저는 그 뉴스를 보고 내년부터는 예장과 기감도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니 책임감도 들고, 더 큰 기대도 새로 생겼습니다. 제가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중 한 명인데, 몇 년 전에 우리 교회처럼 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것을 타 교회들에 권했습니다. 그런데 뜻이 있어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건물에 가려 일조량이 부족하거나, 건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빛 반사로 인한 주변의 민원 발생 등이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농촌교회 후배 목사가 수정제안을 했습니다.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공동으로 농촌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되,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매년 미자립 농촌교회 사택에 가정용 햇빛발전소를 하나씩 설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참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겨 제 중매로 서울 경동교회와 전남 옥매교회가 공동으로 작년 12월에 20Kw짜리 햇빛발전소를 완공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수익금으로 3kw짜리 햇빛발전소 하나씩을 두 교회 공동명의로 더 어려운 농촌교회에 세워나갈 예정입니다. 이 일에 보람을 느껴 경동교회는 올해 또 다른 농촌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세울 예정입니다. 한 교회당 매달 10만 원씩 10 교회를 후원하면 1년이면 1,200만 원입니다. 그런데 1,200만 원으로 한 농촌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햇빛발전소가 가동되는 동안 그 수익금으로 매년 계속해서 다른 농촌교회에 작은 햇빛발전소를 설치해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3년째부터는 ‘기장 사순절 탄소 금식’을 제대로 하자. 제대로 해서 교회마다 탄소 헌금을 하고, 그 탄소 헌금을 모아서 적어도 한두 개의 햇빛발전소를 세우자. 우리가 시작하면 예장도, 기감도 따라 할 것이다. 나아가 다른 교단들도 따라 할 것이다. 우리는 교회 숫자와 규모가 적어서 한 번에 햇빛발전소 한두 개밖에는 못 세우겠지만, 예장과 기감은 한 번에 수십 개, 수백 개도 세울 수 있다. 농촌교회 지붕마다 햇빛발전소가 세워진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하고 희망찬가! 기장이 마중물이 되어 그 거룩한 역사를 출발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보람된 일인가!”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교우 여러분도 잘 알듯이,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많이 후퇴했습니다. 소위 ‘원자력 마피아’ 내지 ‘원자력 카르텔’의 말만 듣고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여 시대착오적인 ‘원자력 진흥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핵발전소는 가동을 조기 중단하고 신규 핵발전소는 건설하지 않는 것이 정답인데, 그 정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오는 4월 총선에서 현 정부를 심판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가만히 있다고 우리까지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셔도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하듯이, 정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하면 됩니다.

요즘 ‘투표 효능감’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합니다. 우리는 촛불 혁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권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21대 총선에서 여당에 180석을 몰아주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어땠습니까? 우리가 광화문에서, 서초동에서 주말마다 외쳤던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 이루어졌습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검찰에게 정권을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2년도 안 돼서 나라는 형편없이 퇴보하고 추락했습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민들이 야당인 민주당 후보공천과정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당원으로, 시민으로 투표해서 기성 정치인을 떨어뜨리고 신인으로 대거 교체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소위 ‘공천 혁명’을 이루어 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설마 되겠어’라고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그게 되니까’ 신이 나서 열심히 투표한 결과입니다.

이렇듯 ‘투표 효능감’을 확인한 시민들은 더 큰 자신을 갖고 이번 4월 총선에 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마도 야당의 승리로 끝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에 교체된 야당 정치 신인들이 얼마나 잘 할지 알지 못합니다. ‘불량품’이 적지 않게 섞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잘못하면 다음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반드시 교체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꼭 투표하십시오. 내가 투표하면 우리나라가 바뀝니다. 우리의 미래가 변합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이 ‘투표 효능감’을 꼭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증언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투표 효능감’처럼 ‘탄소 금식 효능감’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탄소 금식은 일종의 소비자 운동입니다. 당연히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소비자 운동보다 생산자의 변화가 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효과적이고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변화입니다. ‘에너지전환’이 탄소 중립의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 기후운동가는 탄소 금식을 자기 만족적일 뿐 효과적이지 않다고 반대합니다. 저도 소비자보다는 생산자가, 생산자보다는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비자 운동이 필요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탄소 금식으로 햇빛발전소를 세워나가는 운동은 단순한 소비자 운동이 아닙니다. 에너지전환입니다. 정부가 안 하니 할 때까지 기다리지만 말고, 하라고 시위만 하지 말고, 깬 시민이 솔선해서 에너지전환을 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탄소 금식만으로 햇빛발전소를 세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는 불가능해도 여럿이 함께하면 가능합니다. 우리 교회만 하면 불가능하지만, 기장 교회 전체가 함께하면 가능합니다. 내가 탄소 금식해서 모은 적은 돈이 모며 매년 한두 개의 햇빛발전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탄소 금식 효능감’이 생겨나지 않겠습니까? 그 효능감을 꿈꾸며 지금 당장 시작해 보자는 것입니다. 요즘 “투표가 고프다! 빨리 투표하고 싶다!”는 시민이 많다고 합니다. 투표 효능감을 확인하고 빨리 정부나 정책을 바꾸고 싶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햇빛발전소’로 탄소 금식 효능감을 확인하고, 자주 탄소 금식하고 싶다는 그리스도인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탄소 금식한다고 세계가 달라지나? 기후위기, 기후재앙, 기후비상사태가 조금이라도 개선될까?’ 하고 의심하지 마십시오. “내가 변하면 세계가 변한다”라는 굳센 믿음을 갖으십시오. 희망 없는 세상에서 내가 먼저 희망이 되면, 세상에 없던 희망이 생겨나고 희망이 전염되어 갑니다. 예수님이 좋은 예이고 역할 모델 아닙니까? 그가 앞장서서 먼저 하나님 나라를 살아냈기에 세상 사람들이 그 나라를 희망하게 된 것 아닙니까? 예수님 한 사람 때문에 이 세상에 구원이 온 것 아닙니까? 우리는 그 예수를 믿고 닮고 따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예수님이 앞서 모범을 보이셨으니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입니다. 끝으로 오래전에 읽었던 박노해 시인의 책 『사람만이 희망이다』에 실린 ‘나 하나의 혁명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오늘 증언을 마칩니다.

천지간에 나 하나 바로 사는 것

이 지구 위 인류 모두가

나처럼 먹고 쓰고 생활한다면

이 세상이 당장 좋아질 거라고

떳떳이 말하며 살아가는 사람

내가 먼저 적게 벌고 나눠 쓰면서

덜 해치고 덜 죄짓는 맑아진 얼굴로

모두 나처럼만 살면 좋은 세상이 되고

푸른 지구 푸른 미래가 살아난다고

내가 먼저 변화된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진리의 모든 것이다

그것이 희망의 모든 것이다

그것이 혁명의 시작과 끝이다

천지간에 나 하나 바로 사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