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과 저주의 갈림길

5“나 주가 말한다. 나 주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며,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6그는 황야에서 자라는 가시덤불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소금기가 많아서 사람이 살 수도 없는 땅, 메마른 사막에서 살게 될 것이다.” 7그러나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 8그는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개울가로 뻗으니, 잎이 언제나 푸르므로, 무더위가 닥쳐와도 걱정이 없고, 가뭄이 심해도, 걱정이 없다. 그 나무는 언제나 열매를 맺는다. 9“만물보다 더 거짓되고 아주 썩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니, 누가 그 속을 알 수 있습니까?” 10“각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심장을 감찰하며, 각 사람의 행실과 행동에 따라 보상하는 이는 바로 나 주다.”(렘 17:5-10)

복과 저주의 갈림길

주현절 여섯째 주일인 오늘, 교회력에 따른 성서일과가 제시하는 구약성서와 시편, 그리고 복음서의 본문은 공통으로 ‘복과 저주(화)’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편의 본문은 시편 1편으로 ‘복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의인과 악인의 대비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복음서의 본문은 누가복음의 평지설교 중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의 선언’으로 4가지의 ‘복’과 4가지의 ‘화’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구약성서 예레미야서의 본문 역시 누구를 신뢰하는가에 따른 복과 저주를 설명하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오늘 성서일과가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복과 저주를 가르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에 집중하여 증언 제목을 “복과 저주의 갈림길”이라고 정했습니다.

유다 왕 요시야 제13년, 주전 627년에 예언자로 부름을 받은 예레미야는 자기 백성을 ‘복과 저주의 갈림길’, 그 선택 앞에 세웠습니다.

오늘 본문 5절과 7절은 ‘복과 저주’에 대해 이렇게 증언합니다.

‘주님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며,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5절).

‘그러나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7절).

주님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우상을 숭배하며, 무릇 사람을 믿으며 혈육으로 그 권력을 삼는 사람에게는 저주를, 반대로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는 복을 약속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저주와 복이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주도 복도 유다 민족 스스로 자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하려고 하는 것은 저주와 복의 내용입니다. 사람의 힘을 의지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저주는 그가 ‘황야에서 자라는 가시덤불 같아서, 좋은 일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소금기가 많아서 사람이 살 수도 없는 땅, 메마른 사막에서 살게 될 것이다.’(렘 17,6). 그리고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받는 복은 ‘그가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개울가로 뻗으니, 잎이 언제나 푸르므로, 무더위가 닥쳐와도 걱정이 없고, 가뭄이 심해도, 걱정이 없다. 그 나무는 언제나 열매를 맺는다.’(렘 17,8)는 것입니다.

  농경사회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저주와 복이 메마른 사막과 물이 풍부하여 비옥한 농토의 대조로 서술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저주와 복은 단지 개인, 유다의 왕에게만 선언된 것이 아닙니다. 예레미야는 멸망해가는 자기 조국 유다를 보면서 예언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유다에게 미칠 복과 저주는 폐허가 될 국토에 대한 예언과 다시 회복될 독립국가의 번영에 대한 집단적 약속이기도 합니다.

  예레미야가 예언자로 활동한 시기는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하기 40년 전부터, 주전 587년 유다 왕국이 멸망한 직후까지였습니다. 이 시기는 북왕국 이스라엘을 정복한 앗수르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쇠퇴하고, 신흥 바벨론과 메대 연합군이 주전 612년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를 함락했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바벨론의 남진을 막기 위해 이집트의 파라오 느고는 유다를 정복하고, 봉신군주 여호야김을 세우고 철수했습니다(왕하 23,34). 그러나 주전 605년,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은 유프라테스강 강가의 갈그미스에서 이집트의 파라오 느고를 대패시켰고(렘 46,2), 유다 왕 여호야김은 다시 바벨론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힘없는 나라, 이리저리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만 살피면서 이집트에 붙었다, 바벨론에 붙었다, 다시 배신하는 등, 국제정세를 잘못 판단하여 마침내 멸망한 나라가 예언자 예레미야의 조국 유다였습니다. 배신한 유다를 응징하기 위해 바벨론 군대는 예루살렘을 포위 공격하고, 예루살렘 성 함락 후, 바벨론은 유다 왕 여호야긴과 지도층 인사들을 주전 597년 바벨론으로 사로잡아 갔습니다. 그리고 요시야의 또 다른 아들이었던 시드기야를 유다의 왕으로 세웠습니다(왕하 24,17). 그러나 시드기야는 나라 안에 있던 반 바벨론 세력들의 후원을 받아 주변 이웃나라들과 동맹을 맺어 다시 바벨론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주전 587년 유다 왕국은 멸망했고, 시드기야 왕은 눈을 뽑힌 채 사슬에 묶여 바벨론으로 끌려갔습니다(왕하 25장; 렘 39장, 52장).

  예언자 예레미야는 앗수르 제국이 무너지고, 바벨론 제국이 당시 중동 세계를 석권하기 직전부터 자기 나라 유다의 운명이 세계 역사를 움직여 가시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유다 지도층들은 우상을 숭배하고, 사람을 의지하며, 이집트나 반 바벨론 세력들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었던 것이지요. 유다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지조 없이 행동했고, 결과는 앗시리아에게서 수치를 당했던 것처럼, 이집트에게서도 수치를 당했고’, 마침내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게 된 것입니다(렘 2,36).

하나님이 아니라 강대국의 힘과 권력을 의지한 결과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다의 잘못은 정치적 판단을 잘못한 왕에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정치 지도자들, 종교 지도자들의 죄를 준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들은 진리와 공평과 정의를 저버리고, 자기들에게 위임된 권한을 제 욕심 차리는 데 사용했습니다. 섬기고 돌보라고 주어진 권력을 자기들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백성들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나의 백성이 두 가지 악을 저질렀다. 하나는 생수의 근원이 나를 버린 것이고, 하나는 전혀 물이 고이지 않는, 물이 새는 웅덩이를 파서, 그것을 샘으로 삼은 것이다”(렘2:13).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백성들까지도 풍요의 환상을 좇느라 하나님께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힘과 권력, 풍요와 안전을 좇았던 결과는 무엇입니까?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끊임없는 목마름, 생명력이 말라버린 사막과 같은 현실이 바로 그것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욕망을 향할 때의 헛헛함

하나님을 등지고 사는 사람의 마음에는 늘 헛헛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입니다. 사람들은 그 헛헛함을 채워줄 것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이런저런 물건을 사기도 하고, 명예를 구하기도 하고, 권력을 탐하기도 합니다. 그런 숨 가쁜 열정은 잠시 우리를 들뜨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궁극적인 해답일 수는 없습니다. 욕망이 채워지는 순간, 사람들은 그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두려워합니다. 욕망과 그것을 채우기 위한 숨 가쁜 질주와 두려움의 악순환이 끝날 줄 모릅니다. 평안도 안식도 없습니다. 삶은 마치 바람을 잡는 것처럼 공허해집니다.

때로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 기대를 걸 때도 있습니다. 유력자들 곁에 머물면서 그들과 자기를 합일화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좀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게 그런 시도의 허망함을 지적합니다.

"나 주가 말한다. 나 주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며,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그는 황야에서 자라는 가시덤불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소금기가 많아서 사람이 살 수도 없는 땅, 메마른 사막에서 살게 될 것이다"(17:5-6).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확산된 지 오늘로 꼭 2년이 되었습니다. 더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기준’과 ‘새로운 삶’의 ‘뉴노멀’ 시대를 오늘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나타난 사회현상 중에 ‘코로나 블루’와 ‘보복 소비’라는 것이 있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나타내는 ‘blue’가 합쳐진 신조어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자신도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무기력과 불안에 시달리는 감정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코로나로 생긴 우울감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선택한 행동이 다름 아닌 ‘보복 소비’라는 것입니다. ‘보복 소비’는 말 그대로 코로나로 생겨난 우울한 마음을 보상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비하는 행태를 말합니다.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대형백화점과 면세점은 역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외출과 모임이 어렵고, 여행도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명품 가방, 명품 액세서리 등 고가의 제품과 고가의 외제차를 더 많이 사들였습니다.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일어나고 있는 사회현상이라니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우울감을 소비 욕구로 보상하고 채우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오늘 말씀과 함께 인간 내면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우리 삶에서 찾아오는 내면의 헛헛한 마음이 있다고 했는데, ‘보복 소비’는 그 헛헛함을 소비의 욕구, 소유의 욕망으로 채우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이걸로 보상되고 결핍된 부분이 채워질까? 아마도 결코 보상되거나 채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잠시 잠깐 속이 시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목마름을 채우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복과 저주’를 이해할 때 하나의 결과로, 또는 보상으로 이해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복을 받는다’ ‘하나님을 신뢰하면 복을 받는다’ 할 때, ‘내가 하나님을 의지한 결과로, 신뢰한 결과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풍성한 복을 주실 것이다’ 하고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성서를 조금 깊이 이해하면 ‘하나님을 의지하면 복을 받는다’ 가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복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달리 말하면, ‘복된 삶이란 무엇이냐? 그것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삶이다.’ 하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성서일과의 시편 본문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서지 않는 사람,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에게 내가 복을 준다” 이렇게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복 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이들은 ‘시냇가의 나무처럼 시들지 않고 잘 될 것이다’ 하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약성서가 증언하는 복된 삶이란 생명샘이 되시는 하나님의 곁에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삶입니다. 우리의 생명의 근원을 하나님께 두고 의지하며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신앙의 자세가 왜곡되거나 변질되어 복이 우리의 욕망이나 필요를 채우는 수단이 되면, 그것이 바로 바알이자 맘몬과 같은 우상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을 가장 크게 왜곡시킨 번영신학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번영신학은 서구의 자본주의와 미국적 실용주의가 합해져 만들어진 신학으로, 인간이 하나님을 잘 믿고 살아가면 이 세상에서의 안전과 부와 성공과 번영이 복으로 제공된다는 믿음입니다.

그러나 오늘 교회와 세계에서 풍미하는 풍요에의 갈망, 번영의 신학은, 오늘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무한히 팽창해가는 물질적 번영의 현실에서 매우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삶의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고 우리의 개별적 삶 자체를 좀 먹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허황될 뿐입니다. 애써 일하지만, 애써 일한 결과로서 풍요로운 삶의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애써 일해도 늘 허덕일 수밖에 없는 삶의 현실에 빠지는 것이 그 실상입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을 잘 믿는 대가로 인간들에게 성공과 번영이 주어진 복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와 온 생명에게는 끔찍한 저주가 되었다는 오늘 기후위기 현실이 번영신학의 허구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70년대와 80년대에 ‘번영신학’을 통해 많은 교회가 성장했습니다. 예수를 잘 믿으면 물질의 복과 건강의 복과 영혼 평안의 복을 받는다는 말에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바라던 그것은 진짜 복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복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사는 것 자체가 복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삶을 조율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바치며 사는 것이 복입니다. 나머지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본과 말을 뒤집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내팽개치고 복에만 매달렸습니다. 진정한 복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누리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 누군가의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복입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두 갈래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를 믿고 의지하며 사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삶입니다. 예레미야가 가리켜 보이는 생명의 길은 물론 주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접속하고, 그 마음을 기준으로 삼아 자기 마음을 조율하는 사람, 그는 당당합니다. 어떠한 위협과 고통 앞에서도 비굴해지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자신의 몸을 의의 연장으로 하나님께 바쳤습니다(롬6:13).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롬8:31). 이런 든든함이 있었기에 그들은 자유인의 초상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그들의 삶이 늘 유쾌하고 풍족하다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절망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접지 않는 것이지요. 일제 치하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셨던 김교신 선생은 복을 가리켜 "환경이 지배할 수 없는 영혼 속에서 용출하는 내적 환희의 샘"으로 설명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정당한 관계 안에서 사람 된 자의 진정한 도를 따르는 데서 발생하는 것입니다(김교신 전집4, <성서연구>, 노평구 편, 제일출판사, 1991, p.32).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복된 삶은 풍족한 삶, 넉넉히 가지는 삶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께 전적으로 내 삶을 맡기고 하나님 곁에 뿌리를 두고 잇대어 사는 삶입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을 내 삶의 중심으로 모실 때 우리는 어떠한 가뭄과 무더위에도 메마르지 않고 우리의 삶은 자유롭고 기쁨이 가득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해인 수녀님의 시 중에서 『가난한 새의 기도』 라는 시로 증언을 마칩니다.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 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것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되어 새로이 떠다니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예레미야서의 말씀이 여러분의 삶에 늘 함께하시길 소망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