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29모세가 두 증거판을 손에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왔다. 그가 산에서 내려올 때에, 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났다.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으므로 얼굴에서 그렇게 빛이 났으나, 모세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하였다. 30아론과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를 보니, 모세 얼굴의 살결이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에게로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하였으나, 31모세가 그들을 부르자, 아론과 회중의 지도자들이 모두 그에게로 가까이 갔다. 모세가 먼저 그들에게 말을 거니, 32그 때에야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 그에게로 가까이 갔다. 모세는, 주님께서 시내 산에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그들에게 명하였다. 33모세는, 그들에게 하던 말을 다 마치자, 자기의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34그러나 모세는, 주님 앞으로 들어가서 주님과 함께 말할 때에는 수건을 벗고, 나올 때까지는 쓰지 않았다. 나와서 주님께서 명하신 것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 때에는, 35이스라엘 자손이 자기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게 되므로, 모세는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러 들어갈 때까지는 다시 자기의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출 34:29-35)

변모주일, 삼일절 그리고 대선

오늘은 교회력으로 ‘주현절(Epiphany) 후 여덟 번째 주일’입니다. 그리고 오는 수요일은 새로운 교회의 절기—‘사순절’(Lent)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입니다. 세계의 많은 개신교단은 주현절 마지막 주일이자 사순절 직전 주일인 오늘을 ‘변모주일’(Transfiguration Sunday)로 지킵니다. 즉, 오늘은 예수님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서 그들이 보는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變貌)’했던 사건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오늘을 ‘삼일절 기념주일’로 지킬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가 증언을 하는 마지막 주일이기도 합니다. 제 바람은 변모주일, 삼일절 기념주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설교에서 다 다루었으면 하는 것이었데, 욕심은 과하고 능력은 부족해서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고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아마 어젯밤에 많은 제 머리카락이 ‘휴거’했을 것입니다.

변모(變貌)의 원(原) 모델 모세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공관복음서인 마가—마태—누가 세 복음서가 다 전하고 있습니다. 먼저 마가복음은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빨래꾼이라도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막 9:2b-3)고 합니다. 이에 비해 마태복음은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그의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희게 되었다”(마 17:2)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기도하고 계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변하고, 그 옷이 눈부시게 희어지고 빛이 났다”(눅 9:29)고 합니다. 그러니까 마가는 옷만 빛났다고 했고, 마태와 누가는 옷은 물론 얼굴도 빛나고 변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를 후대의 복음서인 마태와 누가가 업데이트한 결과입니다. 특히 구약성서에 정통(精通)했던 유대계 그리스도인 마태가 변모 사건의 원 모델을 ‘모세’에게서 찾아서 이를 예수에게 전용(轉用)했기 때문입니다. 그 원 모델이 바로 오늘 변모주일 구약성서 본문으로 제시된 출애굽기 34장의 말씀입니다.

모세의 변모

오늘의 성서일과가 제시한 구약의 본문 말씀은 모세가 시내 산에서 내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산에서 내려올 때 모세의 손에는 증거판 두 개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났습니다. 본문 29b절은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으므로 얼굴에서 그렇게 빛이 났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빛은 우리가 그림이나 조각상에서 보는 ‘후광’(後光)이나 ‘광배’(光背)가 아니었습니다. 본문 30절은 이를 “아론과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를 보니, 모세 얼굴의 살결(살갗)이 빛나고 있었다”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 바로 앞 구절인 출애굽기 34장 28절은 “모세는 거기서(시내 산 꼭대기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 사십 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 언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사십 일을 금식했다면, 더구나 십계명을 돌판에 기록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했다면, 모세의 얼굴은 칙칙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얼굴은 오히려 빛이 났습니다. 이는 달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태양 빛을 받아 반사해서 빛을 내듯이, 하나님과 함께 말씀을 나눈 모세도 하나님의 빛을 받아 반사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무튼, 지금 모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본 아론과 이스라엘 모든 자손은 모세 가까이 가기가 두렵습니다. 그러자 모세가 그들을 부릅니다. 그때야 아론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모세에게로 먼저 나아갑니다. 지도자들이 모세와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누고도 아무 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이제 지도자 아닌 사람들도 모세에게 가까이 옵니다. 그러자 “모세는, 주님께서 시내 산에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그들에게 명하였습니다”(32b절). 이어서 본문은 이렇게 말합니다.

33모세는, 그들에게 하던 말을 다 마치자, 자기의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34그러나 모세는, 주님 앞으로 들어가서 주님과 함께 말할 때에는 수건을 벗고, 나올 때까지는 쓰지 않았다. 나와서 주님께서 명하신 것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 때에는...

모세의 수건(베일)

저는 오늘 이 말씀을 가지고 여러분들과 함께 씨름해보고자 합니다. 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본문은 모세가 자기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요? 또한, 모세는 언제 자기 얼굴을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또 언제 자기 얼굴에서 수건을 벗었나요?

33절을 보면, 모세는 그들에게—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하던 말을 다 마치자, 자기의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습니다. 그러니까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동안 모세는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또 34절을 보니까, 모세는 회막 안으로 들어가서 주님과 함께 말할 때도 수건을 벗었습니다. 그런데, 회막에서 나와서, 주님께서 명하신 것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 때에는, 아마 이런 일이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할 때도 모세는 여전히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 35절이 좀 이상합니다.

35이스라엘 자손이 자기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게 되므로, 모세는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러 들어갈 때까지는 다시 자기의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이 번역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할 때, 마치 백성들이 모세의 얼굴에 빛이 나는 것을 못 보게 하려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것 같은 뉘앙스를 풍깁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33절에서 확인했듯이, 모세가 회중에게 말할 때는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안 가렸습니다. 말을 마치고 나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회막에 들어가 주님과 말을 할 때는 그 수건을 벗었습니다. 그러니까 35절에서도 백성들은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에 모세의 얼굴이 빛나는 것을 본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모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다시 회막에 들어갈 때까지 얼굴을 가린 것입니다. 1995년에 나온 Contemporary English Version이 이러한 습관적인 반복 행동을 아주 분명하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백성들에게 말을 전하고 난 다음에 얼굴을 가립니다.

They could see that his face was still shining. So after he had spoken with them, he would put the veil back on and leave it on until the next time he went to speak with the LORD. (CEV Ex 34:35)

그들은 그의 얼굴이 여전히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들과 이야기한 후에 수건을 다시 쓰고 다음에 주님과 말씀하러 갈 때까지 그대로 두었다.

그러면 모세가 평소에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가린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미 우리는 30절에서 모세의 얼굴이 빛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두려워했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사람들 놀라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모세가 수건으로 자기 얼굴을 가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특이’합니다. 모세는 공무를 수행하는 동안 곧 하나님과 대면할 때, 그리고 하나님과 대면하여 들은 내용을 백성에게 전달할 때만 얼굴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얼굴을 가립니다. 왜 모세는 그랬을까요?

모세의 수건 문제에 더하여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모세의 ‘얼굴빛’ 문제입니다. 출애굽기를 보면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 하나님을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출애굽기 19~ 24장에도 나옵니다. 거기를 보면, 모세는 시내 산을 수차례 올라 하나님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눕니다. 특히 24장을 보면, 모세는 시내 산에 올라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사십 일을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1장 18절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주님께서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말씀을 마치시고, 하나님이 손수 돌판에 쓰신 증거판 두 개를 그에게 주셨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시내 산에서 하나님을 만나 사십 일 동안 말씀을 나눈 뒤 증거판 두 개를 들고 산에서 내려온 모세의 얼굴이 빛이 났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왜 그때는 모세의 얼굴에서 빛이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빛이 났을까요?

계약의 중재자 모세

시내 산 계약에 등장하는 모세는 하나님과 백성을 매개하고 중재하는 ‘조정자’입니다. 영어로 하면 ‘mediator’입니다. ‘이스라엘이 주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주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는 시내 산 계약’을 체결할 때,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백성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모세는 신탁(神託)의 ‘매개자’요, 하나님의 ‘대리인’이었습니다. 고대 세계에서는 그 역할을 주로 사제(司祭)가 담당했는데, 그들은 종종 가면을 썼습니다. 가면을 쓴 이유는 평범한 인간의 얼굴을 감추고 신의 대리인으로서 위엄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신의 영광을 인위적으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신의 후광을 그렇게 가시적으로 표시했던 것입니다. 신과 인간을 가교(架橋) 하는 비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이 가면으로 신의 영광의 아우라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사제의 가면은 신의 대리인이라는 확실한 보증이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새번역 성서가 오늘 본문 말씀에서 ‘수건’이라고 번역한 히브리어 단어가 ‘가면’이나 ‘너울’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세의 ‘수건’은 원래 모세의 ‘가면’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이 증언하는 모세의 행동은 매우 특이합니다. 고대의 일반 사제와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공무(公務)를 수행하는 동안 곧 하나님과 대면할 때, 그리고 하나님과 대면하여 들은 내용을 백성에게 전달할 때 얼굴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얼굴을 가립니다. 공무를 수행할 때 가면을 쓰지 않고 오히려 벗었고, 반대로 평소에는 가면을 썼습니다. 왜? 빛이 나는 자기 얼굴을 사람들이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즉, 그는 가면을 쓴 위선자가 아니었고, 배려심이 많은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대면할 때나 하나님과 대면하며 들은 내용을 백성에게 전달할 때 가면을 쓰지 않았습니다. 가식적이지 않았습니다. 연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가짜가 아닌 진짜 자기 얼굴로 하나님과 백성 앞에 나섰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같은 참된 중개자(仲介者)요 중보자(仲保者)였던 것입니다.

저는 모세의 얼굴빛 문제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첫째 시내 산 계약과 둘째 시내 산 계약 사이에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 놓여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금송아지 사건입니다. 그 사건을 접한 모세의 얼굴은 잔뜩 화가 나 있었고,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손에 들고 있는 돌 판 두 개를 산 아래로 내던져 깨뜨려 버렸습니다”(32:19).

하지만 모세는 하나님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큰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중재에 나섭니다. “슬픕니다. 이 백성이 금으로 신상을 만듦으로써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주님께서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시려면, 주님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저의 이름을 지워 주십시오”(32:31-32). 이렇듯 필사적으로 중재한 결과, 모세는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을 다시 얻어내고 하나님과 두 번째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첫 번째 계약 때와 달리 두 번째 계약 때의 모세는 하나님의 마음을 닮게 됩니다.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까지 포기하는 하나님의 사랑을—하나님의 심장을 갖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모세는 맑은 거울처럼 하나님의 빛을 받아서 반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제국(帝國)에서 민국(民國)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오늘 우리는 모세의 변모 사건과 그가 언제 가면을 쓰고 벗는가 하는 그의 삶의 자세를 통해 참 그리스도인상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그의 삶의 자세를 닮고 싶고, 또 고대 이스라엘처럼 모세와 같은 지도자를 갖고도 싶습니다.

모레는 3.1절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前文)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 이 헌법 전문에 따르면 3·1운동은 우리 대한민국의 ‘출발’입니다. 즉 3·1운동이 없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3·1운동 이후에 설립된 임시정부는 ‘대한제국’을 ‘대한민국’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 국호를 바꾼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국(帝國)’이 ‘민국(民國)’이 된 것이었습니다. 즉 ‘황제가 다스리던 나라’가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와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바로 3.1운동에서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제국이 신분제 사회라면, 민국은 탈(脫) 신분제 사회입니다. 하지만 ‘신분제도’가 없어졌다고 해서 ‘신분’ 자체가 없어지거나, 신분 ‘세습’이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부는 세습되고, 부와 함께 ‘계층’도 세습됩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고 빈부격차가 늘어나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민국을 다시 제국으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퇴행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행히 민국에서는 부자나 빈자나 똑같이 1인이 1표씩을 행사합니다. 따라서 그 1표를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힘없는 나의 1표는 힘 많~은 누군가의 1표와 등가(等價)입니다. 약자가 강자와 똑같은 힘을 발휘할 기회는 투표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백성’을 넘어 ‘시민’이 되게 하는 핵심입니다. 백성은 지도자가 이끄는 데로 삽니다. 하지만 시민은 자기 주권을 남에게 함부로 맡기지 않습니다. 정책에 참여합니다. 그것을 투표로 행사합니다. 그러니 민국에 살면서 백성으로 살지 마십시오. 주권을 행사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사십시오.

당부드립니다. 이번 대선에 꼭 투표하십시오. 우리가 행사할 투표권을 위해 7·80년대에 수많은 열사가 민주의 제단에 피를 뿌렸다는 것, 즉 내 투표권은 누군가의 목숨값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나의 한 표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것과 똑같은 가치와 무게를 가짐을 기억하십시오. 나만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를 위해 투표하십시오. 나에게는 좀 손해라도 그리스도인으로서 공의와 대의를 위해 투표하십시오. 또한, 여러분의 자녀만이 아니라, 남의 자녀도 생각하면서 투표하십시오. 투표할 때는 백성이 아닌 시민으로서 투표하십시오. 남의 생각과 의견이 아니라, 내 생각과 판단에 따라 투표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 선거공보를 꼼꼼히 읽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처럼 박빙의 승부일 때는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택해서, 적어도 최악이 뽑히지는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입니다. 아무쪼록 하나님의 뜻이 민의를 통해 반영되기를 빌며, 바른 지도자를 뽑는 훌륭한 주권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