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라?

16내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냈다. 17내가 병거와 말과 병력과 용사들을 모두 이끌어 내어 쓰러뜨려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을 마치 꺼져 가는 등잔 심지같이 꺼버렸다. 나 주가 말한다. 18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19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20들짐승들도 나를 공경할 것이다.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 내가 택한 내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고, 광야에 물을 대고, 사막에 강을 내었기 때문이다. 21이 백성은, 나를 위하라고 내가 지은 백성이다. 그들이 나를 찬양할 것이다. (사 43:16-21)

식자우환(識字憂患)?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아는 것이 병이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과연 아는 것은 힘일까요? 아니면 병일까요? 제가 증언 서두에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언어’가 가진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자기감정이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어’라는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언어에는 ‘말’과 ‘글’이 있고, 또 말에는 ‘verbal language’와 ‘nonverbal language’, 즉 ‘음성 언어’와 ‘비음성 언어’—몸짓이나 표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언어는 ‘한계’를 가집니다. 언어에 모든 것을 다 담아서 전달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아는 것은 분명히 힘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아는 것이 병이 되기도 합니다. 차라리 모르면 좋았을 텐데, 알게 되어서 괴로움을 겪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풀이하면 “글자를 아는 것이 도리어 우환을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혹은 알아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쓸데없는 걱정도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아무튼,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과 “아는 것이 병이다”라는 말은 둘 다 맞기도 하고, 둘 다 틀리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둘 다 각각 맞는 경우가 있기에 둘 다 맞고, 둘 다 서로의 경우를 담아내지 못하기에 둘 다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언어는 모든 경우를 다 담아낼 수 없습니다. 일부 경우만 담아낼 뿐입니다. 따라서 언어가 전하는 진리는 ‘일부’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언어는 한계를 가진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쪽 진리를 온전한 진리로 착각하는 오류에 빠지고 맙니다.

실존적인 고민

제가 증언 서두에 “아는 것은 힘일까, 병일까”라는 엉뚱한 질문을 던진 두 번째 이유는 설교자로서의 제 고민 때문입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1985년부터입니다. 그리고 목사 안수를 받은 것은 1994년입니다. 그러니까 신학을 공부한 지는 38년째고, 목사가 된 지도 29년째가 됩니다. 돌아보니 그동안 공부를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는 것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가 아직 잘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단 말입니다.

예수와 하나님에 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도사 때나 병아리 목사 때는 겁 없이 말했던 것을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선무당’이나 ‘하룻강아지’가 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제가 전하는 메시지가 어려워서 그런 까닭도 있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해 이해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아는 것’과 그것을 ‘남에게 알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 그러려면 내가 어렴풋이 아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잘 알아야 합니다. 내가 완전히 이해해야 남이 알아듣게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배우는 상대방도 알고 싶은 욕구가 있어야 하고, 또 알아들을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알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알아듣게 설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또 알아들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알아듣게 설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은 능력 밖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설교나 성경 공부를 마친 후에 아내에게 자주 핀잔을 듣습니다. 이유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렵다’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쉽지 않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낯설다’는 뜻입니다. ‘쉽지 않으면’ 당연히 어렵습니다. ‘익숙하지 않고 낯설어도’ 어렵습니다. “예수가 우리 죄를 대신해서 죽었다. 그 은혜로 우리는 구원 받았다”는 교리는 쉽고 또 익숙합니다. 하지만 “예수는 우리 죄 때문에 죽었고, 우리를 위해 희생했지만, 우리를 대신해서 죽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낯섭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더구나 대속의 교리는 그것을 믿기만 하면 구원은 공짜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저는 “예수를 믿는 것을 넘어 예수처럼 살자”고 말합니다. 허니 망설여질밖에요. 그렇게 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살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살기 힘든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로 돌려서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에게 정직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왜 어려운지 말입니다.

부재(不在)와 불능(不能)의 하나님?

제가 증언 서두에 넋두리를 다소 길게 늘어놓은 까닭은 오늘의 본문 말씀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요즘 공부하는 신론(神論) 때문입니다. 지지난 주일에 제2이사야를 본문(사 55:1-9)으로 “나의 길과 나의 생각은…”이라는 제목으로 증언하면서 요즘 <수요성경공부> 시간에 읽으며 공부하고 있는 󰡔우리 안의 가짜 하나님 죽이기󰡕의 저자 ‘호세 마리아 마르도네스’가 소개하는 하나님 상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하나님이 전지전능(全知全能)하고 무소부재(無所不在)하다고 믿고 고백해 왔습니다. 하지만 ‘호세 마르도네스’는 그런 하나님은 ‘가짜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현존(現存)’은 ‘부재(不在)한 현존’이고, 신의 ‘전능(全能)’은 ‘불능(不能)’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창조 세계에 ‘없이 계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창조 세계에 전혀 개입하거나 간섭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가끔 기적도 일으키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 기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적의 원인은 하나님께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기적을 베풀 능력은 있지만, 기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게 하나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 말씀은 기적에 관해 증언합니다. 하나님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내십니다. 왜? 출애굽 사건 때 홍해에서 애굽의 군대를 쓸어버린 것처럼 바빌론 군대를 쓸어버리려고. 하나님은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십니다. 왜?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당신 백성을 다시 데리고 오시려고.

얼마나 통쾌하고 복된 소식입니까? 이게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 모습 아닙니까? 하나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면서, 즉 ‘무소부재’하면서, 당신 백성이 부르면, 올리브가 “살려달라!”고 부르면 뽀빠이가 달려오듯이, 누군가 부르면 슈퍼맨이 날아오듯이, 우리의 문제에 개입해서 한 번에 해결해주시는 ‘전지전능한 신’, the Almighty God 아닙니까?

사실 오늘 본문 말고도 성경 곳곳에는 이와 비슷한 증언이나 고백이 참 많습니다. 그것들을 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아마 전도사 시절이나 병아리 목사 시절에는 이 본문을 가지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절망 중에도 희망하라! 그러면 마침내 구원해 주실 것이다”라고 증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습니다. 많이 알게 된 것이 병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넋두리가 길어진 것입니다.

제2이사야의 역사적 상황과 신앙고백

이사야 40~55장은 바빌론 유배 시대 때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나라가 완전히 망해 남의 나라에 포로로 끌려가 살던 유대인의 처지와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 한 단면이 시편 137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1우리가 바빌론의 강변 곳곳에 앉아서, 시온을 생각하면서 울었다.

2그 강변 버드나무 가지에 우리의 수금을 걸어 두었더니,

3우리를 사로잡아 온 자들이 거기에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고,

우리를 짓밟아 끌고 온 자들이 저희들 흥을 돋우어 주기를 요구하며,

시온의 노래 한 가락을 저희들을 위해 불러 보라고 하는구나.

4우리가 어찌 이방 땅에서 주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으랴.

5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아, 너는 말라비틀어져 버려라.

6내가 너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내가 너 예루살렘을 내가 가장 기뻐하는 것보다도 더 기뻐하지 않는다면,

내 혀야, 너는 내 입천장에 붙어 버려라.

그랬던 저들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극적인 상황을 오늘 성시로 교독한 시편 126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1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

3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5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B.C. 586년에 남 왕국 유다를 완전히 멸망시킨 신 바빌론 제국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약 50년 후인 B.C. 539년에 고레스의 페르시아 제국에 의해 멸망했기 때문입니다. 시편 126편은 고레스 덕분에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된 사건을 노래하고 있고, 오늘의 본문 말씀은 바빌론의 멸망과 그에 따른 바빌론 포로의 예루살렘 귀환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문 16·17절—“16내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냈다. 17내가 병거와 말과 병력과 용사들을 모두 이끌어내어 쓰러뜨려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을 마치 꺼져 가는 등잔 심지같이 꺼버렸다”는 말씀은 출애굽 때 홍해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실상 제2 이사야는 ‘바빌론 포로귀환’을 ‘제2의 출애굽’이라고 해석합니다.

이 두 사건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노예가 해방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 사건을 ‘노예가 일으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예가 해방되었는데, 그 해방 사건이 노예 자신의 힘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그 해방 사건을 일으킨 분은 하나님이다”라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 역사에 개입하셨다. 간섭하고 기적을 일으키셨다”는 말을 꼭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객관적인 사실 보도가 아니라, 주관적인 신앙고백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노예해방사건을 ‘일반화’하고 ‘보편화’시키면 곤란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하나님은 모든 노예를 해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출애굽 사건과 제2 출애굽 사건—바빌론 포로귀환 사건을 일으키셨다는 ‘말’은 앞에서 길게 설명했듯이 한계를 지닌 말이고, 반쪽짜리 진리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보십시오. 우리가 새 일을 행할 것입니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은혜가 안 되시지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저에게 ‘은혜가 된 이야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부디 여러분에게도 은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출애굽 사건과 바빌론 포로귀환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은 주어졌는데, ‘무엇을 위한 해방’은 미완의 과제라는 것입니다. 저들은 애굽의 종살이와 바빌론의 포로 생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었는지, 자유롭게 되었는지는 명백합니다. 그런데 해방된 노예가, 자유롭게 된 포로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저들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해방과 자유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물론 때로는 뒷걸음쳤을 때도 있었지만, 길게 보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자유는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지지난 주에 󰡔가짜 하나님 죽이기󰡕의 저자 ‘호세 마르도네스’는 이것을 창조 이야기로 설명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하나님의 ‘물러섬’입니다. 당신 공간을 창조 세계에 ‘내어줌’입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당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한 인간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거기서 ‘절대 자유’라는 당신의 특권까지 인간에게 위임합니다. 이제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로 그 자유를 온전히 행사하려면 신은 ‘없이 있어야만’ 합니다.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신이 개입하거나 시시콜콜 간섭하면 안 됩니다. 그런 자유는 온전한 자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신은 능력이 있어도 기적을 행하지도 않습니다.

출애굽 때나 포로귀환 때처럼, 하나님은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즉 자기 힘이 아니라 ‘모세’나 ‘고레스’같은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서 저들을 해방하지만, 그렇게 해서 저들에게 ‘무엇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선물하지만, 저들에게 ‘무엇을 위한 해방과 자유’까지는 절대 선물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끝까지 그리고 온전히 사람들의 몫입니다. 해방과 자유를 향한 인류의 역사는 다름 아닌 ‘무엇을 위한 해방과 자유’를 찾아왔던 역사였습니다.

성경 공부 때 창조 세계를 우리에게 온전히 맡기신 하나님의 선택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나님이 너무 순진(naive)한 것은 아닌지, 인간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은 아닌지, 그런 하나님이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닌지 등이 쟁점이었습니다. 왜? 인류 역사를 진보가 아니라 퇴보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서학자 크로산은 문명을 ‘악의 확대재생산’으로 봅니다.

그런데도 인간에게 자유를 주신 것은 하나님의 큰 모험입니다. 없이 계시면서 절대 간섭하지 않는 것은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그것이 신의 용기(勇氣)이고, 그것이 신의 그릇(容器)의 크기입니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신은 어떻게 나를 믿고 창조 세계를 맡길 수 있을까요? 내가 내 선택을 자주 후회하는데, 어떻게 신은 내 선택을 신뢰하며 당신 자신까지도 맡길 수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신에 대한 내 믿음보다 나에 대한 신의 믿음이 훨씬 더 큽니다. 감히 가늠할 수 없고, 상상하지도 못하겠습니다.

신의 믿음은 곧 신의 사랑입니다. 믿음직하니까 믿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니까 믿어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니까 간섭하지 않고 곁에서 지켜보고 한결같이 지지해주고 끝까지 응원하는 것입니다.

오은영 박사의 육아 상담 프로그램을 보면 엇나갔던 아이도 사랑하고 믿어주고 지지하면 끝내 ‘금쪽같은 내 새끼’로 돌아오지 않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하나님의 사랑에, 하나님의 믿음에, 하나님의 지지에, 하나님의 응원에 항복했습니다. 당신의 로봇이나 꼭두각시가 아니라 내 인생의 당당한 주인으로 자기 삶을 선택하며 살라는 하나님의 모험에 감히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과감히 선택하고 기꺼이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그게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고, 은혜가 됩니다. 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런 나를 믿고, 자유를 주시어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유의 목적을 찾아가게 하시니 용기를 냅니다. 비록 나 자신은 못 믿어도 나를 믿고 맡기시는 하나님의 선택을 믿고 나도 감히 하나님 모험에 나섭니다. 그래서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이제 “보십시오. 이제 제가/우리가 새 일을 행하겠습니다. 하나님 지켜봐 주십시오”라는 고백이 되어 제 가슴을 울립니다. 여러분도 저의 결단에 동참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