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지혜, 그리고 믿음

2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 가지 시험에 빠질 때에, 그것을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생각하십시오. 3여러분은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4여러분은 인내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십시오. 5여러분 가운데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시고 나무라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그리하면 받을 것입니다. 6조금도 의심하지 말고, 믿고 구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마치 바람에 밀려서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7그런 사람은 주님께로부터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8그는 두 마음을 품은 사람이요, 그의 모든 행동에는 안정이 없습니다. 9비천한 신도는 자기가 높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10부자는 자기가 낮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부자는 풀의 꽃과 같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11해가 떠서 뜨거운 열을 뿜으면,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져서,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집니다. 이와 같이, 부자도 자기 일에 골몰하는 동안에 시들어 버립니다.(야고보서 1:2-11)

오늘은 교단에서 정한 청년주일입니다. 만난 지 얼마 안되었지만 열심히 청년주일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교회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는 첫인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청년주일은 교회공동체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한 신도회가 주축이 되어 예배를 준비하는 어느 한 날의 이벤트가 아닙니다. 오늘 이 자리는 신앙의 관점에서 청년의 의미를 묵상하고 그 의미를 각자의 삶의 자리로 이끄는 공동체로의 초대입니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인생의 한 시기를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청춘이라는 단어는 문학적인 의미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푸르른 봄이라는 어여쁜 의미의 청춘은 이제 막 무언가 움터내는 시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춘은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신앙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쑥스럽지만 옆 사람을 향해서 "싱그러운 청춘이시네요!"라는 인사를 건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단어만 들어도 기분 좋은 미소가 나오는 청춘에게 희망찬 꿈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련에 대해서 오늘 본문은 다루고 있습니다. 야고보서는 공동체의 ‘믿음의 실천’에 관심을 많이 가진 책입니다. 야고보는 편지를 받는 지체들에게 애정이 담긴 말로 서두를 엽니다.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 가지 시험에 빠질 때에, 그것을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생각하십시오.”(약 1:2)

언뜻 보기에 이 구절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장면을 상상하게 될 것입니다. 비탄의 상황에 처한 친구에게 찾아가 “우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모든 고난에는 이유가 있을꺼야. 화이팅!” 이라고 해맑게 위로하는 분을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마도 섣부른 그 위로에 오히려 상처가 될 것 같습니다. 비극 앞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군다나 남의 비극 앞에 우리는 함부로 기쁨을 찾으라고 이야기해서도 안됩니다. 야고보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시험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페이라스몬(πειρασμόν)’으로부터 기원합니다. 이 단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temptation이라는 뜻의 내부적 유혹과 trial이라는 사건적 의미로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사건으로부터 야기되는 trial 즉 시련 앞에서 사람은 내부적 갈등의 유혹, 즉 temptation에 놓이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의미 중 어느 한 의미만을 뜻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저는 이 두 의미가 모두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뜻하지 않은 시험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사건에 빠지게 되면 자기를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측면에서, 저는 야고보가 사용한 ‘시험’이라는 단어를 니체라는 철학자가 말하는 ‘비극’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잠시 눈을 감고 몇 가지 비극적 장면들을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희뿌연 먼지에 둘러싸여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 입구를 막아선 러시아 군용차가 있고 그 바퀴에 깔려버린 어린 아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과 장난감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활활 타고 있는 울진의 산불로 인해 까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그 가운데 놓인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심하게 화상을 입거나 죽어가면서 신음하는 장면들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제 눈을 떠보십시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장면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방금 상상한 장면들은,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미디어에 노출된 비극적 사진들 중 몇 장면들입니다. 타인의 비극 앞에서 우리는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비극적 사건들에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수전 손택이라는 여성평론가는 ‘타인의 고통’이라는 저서에서 점점 자극적인 컨텐츠물에 중독되어가는 현상과,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미디어의 실상을 비판했습니다. 미디어 기술이 보편화 될수록 전지구적인 비극들을 보다 널리 알리고 관심을 촉구하는데 용이한 부분도 있으나, 반대로 타인의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현실 역시 직시해야만 합니다. 한 예로, 자선을 요청하는 광고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비참함을 일방적으로만 클로즈업하는 시선이 폭력적일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비극에 관한 이론들은 꽤 흥미로운 지점을 제공합니다.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철학자는 비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드라마나 영화, 연극, 소설 속의 이야기들을 보며 비극적 사건에 휘말린 주인공들에게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함께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비극적 사건에 놓인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해 공포나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의 정화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격정적인 장면들을 보면서 고통의 경감과 해방의 감정을 통해 그동안 내면에 적재되던 마음의 찌꺼기들이 빠져나간다는 의미에서 종교적 용어인 ‘정화’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불현듯 얼마 전에 읽었던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눈물수업’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비극적 소재의 공연들을 함께 보며 눈물을 흘리는 시간으로 구성된 모임이 일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만큼 눈물을 흘리는 행위 자체가 각박한 현실을 애쓰며 견뎌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감정의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 해소를 위해 타인의 비극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봐야 할까요? 그리고 그렇게 소비되는 피상적 비극들이 과연 현실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니체라는 철학자는 이러한 점을 비판하며, 비극을 통해 우리는 현실과 무관하거나, 또한 개인의 카타르시스만을 충족하기 위한 비극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합니다. 허무주의로 끝나는 비극이 아니라 현실을 창조하는 예술적 힘으로 비극은 해석되어야 하고, 개별적 차원을 넘어서는 더 높은 공동체적 삶의 회복을 향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여러 철학자들이 이해한 비극이론의 공통점은 해석자가 비극이라는 대상을 통해 얻게 되는 인식의 효과에 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극이 신앙적 의미로서의 ‘믿음의 시련’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본문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문 3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내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십시오.(약 1:3)

믿음의 시련에 놓인 사람은 어떤 상태일까요? 앞서 말한 나의 현실과 상관없는 비극적 이야기를 시청하며 눈물 흘리거나 분노하는 정도의 공감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저 고통의 현실을 분석하지도 말고 꾹 참고 인내하라는 의미일까요? 시련을 해석하는 두 가지 태도가 있습니다. 회피와 직면입니다. 시련의 상황을 어떻게든 잊어버리거나 혹은 해결되었다고 믿어버리는 태도가 회피이고, 시련 자체를 마주 보고 해결하려는 태도가 직면일 것입니다. 회피는 내 삶에 어떤 타격도 더는 받아서는 안된다는 자기방어적 기제이고, 직면은 시련을, 고통을 응시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저항적 자세입니다. 회피가 나쁜 것도 아니고 직면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개인적인 시련의 상황에 처해있고, 개인적 선택에 있어서 틀린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야고보가 말한 ‘믿음의 시련’에 대한 자세는 회피도 직면도 아닌, ‘인내’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내란 초월적 희망에 대한 믿음 없이는 버틸 수가 없는 상태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희망을 품은 자들일수록 사회적 악을 마주했을 때 깊은 절망에 빠지거나 혹은 악에 저항하기 위한 행동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는 믿음의 시련을 삶의 자리로 깊이 사유하고 묵상하는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시련에 대해 사유와 묵상을 요청하는 첫 단계가 인내인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것과 더불어, 인식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혹여나 놓친 부분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공동체적 관점으로 묵상하는 과정이 인내인 것입니다. 인내는 그런 의미에서 결코 가볍게 참아라 혹은 견뎌라라는 의미로 쓰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사건을 마주하고, 성찰하고, 삶의 자리로 수용하는 과정은 어쩌면 내 삶의 자리에 고통을 가져오는 엄청나게 버거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역량을 넘어서야만 하는 믿음의 시련이 존재합니다. 그런 시련을 인내로 수용한다는 것은, 나를 초월하는 일이자 현실을 구원할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시련에 대한 인내는 깊이 있는 사유와 묵상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더불어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희망으로 구원을 요청하는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야고보가 말한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란 어떤 완벽한 인간상을 전제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여기서 완전하고 성숙하다는 의미로 사용된 ‘텔레이온’이란는 단어는 “끝”을 의미하는 텔로스에서 유래된 말로, 현실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삶의 목적이 되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이란, 아무 흠이 없는 온전하고 완벽한 어느 시점에 도달한 상태가 아니라, 그 목적을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자세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완전하고 성숙한 사람은 개인이 달성한 ‘만족의 상태’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디를 향해야만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요? 본문 5절부터 8절을 살펴보실까요.

여러분 가운데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시고 나무라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그리하면 받을 것입니다.

조금도 의심하지 말고, 믿고 구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마치 바람에 밀려서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주님께로부터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그는 두 마음을 품은 사람이요, 그의 모든 행동에는 안정이 없습니다.(약 1:5-8)

야고보는 첫 번째 방법으로 하나님께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라고 말합니다. 지혜는 우리의 능력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시고 나무라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속성 때문에 우리에게 도달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지혜의 주체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입니다. 야고보는 뒤이어 바로 믿음에 대해서 말합니다. 의심하지 말고, 믿고 구해야 하는 지혜란 도대체 어떤 믿음과 어떤 지혜를 말하는 것일까요? 이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 뒷 본문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천한 신도는 자기가 높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부자는 자기가 낮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부자는 풀의 꽃과 같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가 떠서 뜨거운 열을 뿜으면,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져서,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집니다. 이와같이, 부자도 자기 일에 골몰하는 동안에 시들어 버립니다.(약 1:9-11)

이 본문은 믿음과 지혜를 얻는 방법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주는 것 같습니다. 대비되는 구조인 비천한 신도는 사회환경적으로 또 신체적, 정신적 곤경에 처한 상태에 있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반면 ‘부한 자’는 그리스도인이면서 물질적으로 부요하거나 믿음의 시련을 당해보지 않은 자를 가리킵니다. 야고보가 설명하는 부 자체는 물질적인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마음의 태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 중심주의에 빠져있는 상태를 신에게서 돌아선 상태이자, 죄의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사용한 ‘콘큐피스켄치아(concupiscentia)’라는 용어는 현세적이고 쾌락적인 자기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죄의 상태를 잘 드러내 줍니다. 죄는 욕망의 방향을 분리시키고 소외시키는데 중독되도록 두는 상태입니다. 요즘 ‘갈라치기’라는 용어가 이슈인데요. 적용해보자면, 욕망의 노예가 되는 자는 자신과 관계맺은 하나님과 세계를 갈라치기하며, 자기 자신을 깊이 소외토록 내팽개쳐진 상태입니다. 야고보가 지적한 것처럼 물질적인 부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속성입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를 잃지 않기 위해 집착하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개인은 공동체로부터 고립되고 맙니다. 부자가 부를 지키기 위해 자기 일에만 골몰하는 경향에 대해 꽃이 시드는 것처럼 자신의 삶도 시들게 한다는 비유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나의 소유에만 집착하게 되면 그것을 잃지 않는 것에만 골몰하게 됩니다. 공동체를 끊어내고 내가 가진 것들만을 지키는 욕망에 사로잡히면 결국 나를 잃게 됩니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가 설명했듯이 이러한 소외는 하나님께 등 돌리는 죄가 됩니다. 오늘 본문은 꿈꾼다는 것, 욕망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본문의 전체 내용은 욕망의 본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생각이나 재산에만 집착하는 삶은 결국에는 나를 공동체로부터 더욱 고립시키는 병적인 상태로 몰아갑니다. 하지만, 당장 우리는 생존의 문제를 위협하는 사회적 구조에 놓여있으며, 자신을 지키는 일조차 버거운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늦은 시각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꿈을 향해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나를 지키는 일만으로도 무거운 현실입니다. 홀로 오롯이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상황에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은 사치일까요? 꿈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청춘들에게 닥친 수많은 현실적인 시련들 앞에 과연 공동체는 얼만큼 현실적인 지지를 해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시련들을 우리는 진정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믿음의 시련’은 우리 모두가 구원되는 더 나은 세상을 하나님께 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입니다. 자기 보전만을 요청하는 오늘의 현실 앞에서 믿음의 시련을 포기하지 않고 기꺼이 다가서는 것은 큰 믿음의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늘 우리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분의 지혜로 인해 믿음은 공동체라는 선물로 주어집니다.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인식의 토대 위에서 차별을 강화시키는 현실적인 사회구조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사회정의를 공부하고 정치경제문화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시키는 것은 중요한 신앙의 실천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은 늘 우리의 인식을 넘어서는 지혜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는 언제나 상한 자들을 치유하시고 돌보시는 사랑에 기반하기에 우리는 겸허히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거저 주시는 사랑의 지혜를 구하는 자는 시련을 극복할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믿음은 선택과 실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정의와 사랑의 공동체를 향한 믿음은 우리 모두를 해방으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홀로 시련을 견디도록 내버려두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체가 되어줄 믿음의 공동체와 함께 연대하도록 하십니다. 청춘에게 닥친 믿음의 시련은 함께 위로하고 나누는 기쁨의 공동체로 연대하게 합니다. 오늘의 본문인 야고보의 말을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하는 청춘들에게 놓인 시련을 기뻐할 수 있는 까닭은 홀로 외로이 감당하기를 원하시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인내와 지혜로 열려있고, 또 함께 연대하는 믿음의 공동체를 선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하며, 노래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옥바라지 선교센터는 재개발로 인해 쫓겨나는 철거민, 상가세입자, 노점상 분들의 곁에서 함께 동역하는 젊은 사회선교단체입니다. 시련의 현장에 지혜와 믿음으로 연대하며 함께 부르는 ‘빈자리 있습니다’라는 찬송을 함께 묵상하며 오늘 말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나만을 위해 빈틈없는 욕망으로 채워진 자리에 스스로를 가두지 마십시오. 그리고 시련에 고통받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찾아오신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빈 자리로 서울제일교회 청년부와 온 공동체를 이끄시기를 소망해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