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17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셔서, 평지에 서셨다. 거기에 그의 제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고, 또 온 유대와 예루살렘과 두로 및 시돈 해안 지방에서 모여든 많은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었다. 18그들은 예수의 말씀도 듣고, 또 자기들의 병도 고치고자 하여 몰려온 사람들이다. 악한 귀신에게 고통을 당하던 사람들은 고침을 받았다. 19온 무리가 예수에게 손이라도 대보려고 애를 썼다. 예수에게서 능력이 나와서 그들을 모두 낫게 하였기 때문이다. 20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21너희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너희 지금 슬피 우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22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고, 인자 때문에 너희를 배척하고, 욕하고, 너희의 이름을 악하다고 내칠 때에는, 너희는 복이 있다. 23그 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아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다. 그들의 조상들이 예언자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였다. 24그러나 너희, 부요한 사람들은 화가 있다. 너희가 너희의 위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5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은 화가 있다. 너희가 굶주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너희, 지금 웃는 사람들은 화가 있다. 너희가 슬퍼하며 울 것이기 때문이다. 26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할 때에, 너희는 화가 있다. 그들의 조상들이 거짓 예언자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였다.(눅 6:17-26)

오늘 성서일과가 제시하는 복음서의 말씀은 누가복음 6장 17절에서 26절의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 5장과 병행 구를 이루고 있는데,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교훈과 가르침이 아주 잘 드러나는 본문입니다. 흔히 누가의 평지설교는 좀 더 길고 발전된 마태의 산상설교에 비해 덜 주목받곤 합니다. 산상설교의 팔 복이 복 받기를 좋아하는 신앙인들에게 더 인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분량 면에서도 산상설교는 총 107절이나 되는 데 반해 누가의 평지설교는 32절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서 신학자들은 더욱 짧고 거친 누가복음의 말씀이 원 복음서인 Q복음서의 말씀에 더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누가복음의 청중들은 더욱더 민중적이고, 예수의 상황과 부합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민중 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말씀을 전한 예수님은 당시 가난하고, 굶고, 슬피 울 수밖에 없는 처지의 민중들을 위로했습니다. 지금은 아무런 희망이 없는 그들이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주인들로 초청한 것입니다. 다른 복음서와 달리 누가복음은 가난한 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예수가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가난한 자는 언제나 그러하듯이 어느 사회에서나 천대받고 무시당하는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마리아의 찬가에서 예수를 향해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다”(눅1:53)하는 장면, 예수의 공생애 첫 설교에서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셨다”(눅4:18)하는 장면,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눅6:20)고 하신 선언과 이어서 예수가 제자를 파송할 때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눅7:22) 하신 명령이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눅12:13-21),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눅16:19-31), 영생을 구하던 부자의 이야기(눅18:18-30)와 세리장 삭개오의 이야기(눅19:1-10)를 보면 누가가 얼마나 가난한 자들에 관한 관심을 깊이 보이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해와 맥락 속에서 보면,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하는 오늘의 축복 선언이 예수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 운동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는 선언에 이어 네 가지의 복이 열거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가난하다는 말은 그리스어로 프토코스(πτωχός)라는 단어입니다. 이는 보통 가난하다고 할 때 사용하는 그리스어 페네스(πένης)와는 다릅니다. 페네스(πένης)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농부의 가정 상태를 말하지만, 프토코스(πτωχός)는 질병이나 빚, 징병이나 죽음에 의해 땅에서 쫓겨나와 극빈의 거지 생활로 떨어진 가정 상태를 가리킵니다. 상대적 가난이 아니라 절대적 가난에 놓인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절대적 가난에 놓인 사람들에게 복이 있다는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부자가 된다는 뜻일까요? 부자가 되려면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는 재물을 가져와야만 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를 대신하여 다른 누군가는 가난한 자가 되고 맙니다. 빈곤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절대적 빈곤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활빈당처럼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나니 너희가 부자가 될 것이다”하고 약속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하고 선언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이 복이 있다고 하신 말씀은 가난 자체가 복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나 명예에 의지할 수 없기에 하나님을 바라고 사는 이들이 복이 있다는 말입니다. 가난하기에 다른 가난한 사람의 처지를 긍휼히 여길 수 있는 사람, 자기도 아팠던 경험이 있기에 지금 고통당하는 이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 반대로 화가 있다고 선언된 사람들, '부유한 사람', '배부른 사람', '웃는 사람', '모든 이에게 좋은 평판을 듣는 사람‘들 역시 그 자체가 나쁘거나 화가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웃의 고통이나 불행에는 아랑곳없이 홀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 자기 의를 내세우는 사람들, 우월감에 들떠 남을 무시하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좋은 평판을 듣기 원하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남과 공감할 줄 모릅니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울 줄도 모르고, 그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몸을 낮출 줄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이런 이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다’ 하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성서에 등장하는 복을 이해할 때 하나의 결과로써, 또는 보상으로서 이해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복을 받는다.’ ‘하나님을 신뢰하면 복을 받는다.’ 하는 것입니다. 즉 내가 하나님을 의지한 결과로, 신뢰한 결과로 하나님께서 나를 물심양면으로 풍성한 복을 주실 것이다. 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를 조금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하나님을 의지하면 복을 받는다’ 가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바로 복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바꿔말하면 ‘복된 삶이란 무엇이냐? 그것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삶이다.’ 라는 것입니다.

성서일과는 오늘 본문인 누가복음 6장과 더불어 시편 1편과 예레미야 17장의 말씀을 제시하고 있는데, 모두 ‘복과 화’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시편 1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서지 않는 사람,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에게 내가 복을 준다.” 이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 ‘~~하면 내가 복을 준다.’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이냐? 복 있는 사람은 ~~ 사람이다.’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시냇가의 심은 나무처럼 하나님 곁에 심겨 시들지 않을 것이다’ 하고 시편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레미야 17장 5절 말씀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나 주가 말한다. 나 주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며,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그는 황야에서 자라는 가시덤불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소금기가 많아서 사람이 살 수도 없는 땅, 메마른 사막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 그는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개울가로 뻗으니, 잎이 언제나 푸르므로, 무더위가 닥쳐와도 걱정이 없고, 가뭄이 심해도, 걱정이 없다. 그 나무는 언제나 열매를 맺는다.(렘17:5-8)

힘과 권력, 풍요와 안전을 좇아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며 이집트에 붙었다 바벨론에 붙었다를 반복했던 유다에게 예레미야가 전하는 하나님의 예언입니다.

구약성서가 증언하는 복된 삶이란 생명샘이 되시는 하나님의 곁에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삶입니다. 우리의 생명의 근원을 하나님께 두고 의지하며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신앙의 자세가 왜곡되거나 변질되어 복이 우리의 욕망이나 필요를 채우는 수단이 되면, 그것이 바로 바알이자 맘몬과 같은 우상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을 가장 크게 왜곡시킨 번영신학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번영신학은 서구의 자본주의와 미국적 실용주의가 합해져 만들어진 신학으로, ‘인간이 하나님을 잘 믿고 살아가면 이 세상에서의 안전과 부와 성공과 번영이 복으로 제공된다’라고 믿는 것입니다.

한국도 70년대와 80년대에 ‘번영신학’을 통해 많은 교회가 성장했습니다. 예수를 잘 믿으면 물질의 복과 건강의 복과 영혼 평안의 복을 받는다는 말에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부자가 될 것이다. 부자인 사람도 복이 있다.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 너희가 교회에 헌신한다면.” 그렇게 많은 이들은 하나님의 뜻은 내팽개치고 복에만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오늘의 기독교 교회들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옴짝달싹 움직이지도 못한 만큼 비대해져 썩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신앙적인 것은 고사하고 비상식적, 비논리적 집단이 된 지 오래지 않습니까? 태극기 광장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저주와 폭력의 말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아멘, 아멘 하면 충성하고 있는 것이 오늘 교회의 현실이 아닙니까? 이것이 하나님 없이 복만 선택한 결과입니다.

사람들이 바라던 복은 진짜 복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복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사는 것 자체가 복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삶을 조율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바치며 사는 것이 바로 복입니다. 나머지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다시 오늘 본문으로 돌아와서 본문을 다른 번역본으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최근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새한글 성경>입니다. 젊은 세대들이나 비기독교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로 번역한 것이다. 느낌이 새롭습니다.

“복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가 여러분 나라이니까요.

복 있습니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배부르게 될 테니까요.

복 있습니다, 지금 우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웃게 될 테니까요.

복 있습니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미워할 때, 여러분을 따돌릴 때, 비방할 때, 여러분의 이름을 악하다고 내칠 때는요! 인자 때문에 말입니다! 바로 그날에는 기뻐하며 춤추세요. 보세요, 하늘에서 여러분의 보상이 크니까요. 그들의 조상들이 예언자들에게 똑같이 해 왔거든요.

앞서 새번역 성경은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복의 결과로 주어진 것으로 읽히지만, “복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가 여러분 나라이니까요.” 하는 새한글 성경은 복의 있다고 하는 이유로 하나님 나라가 읽힙니다. 쉽게 말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복이 있는 이유는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하나님 나라의 주인으로 주체로 세우셨다는 것은 예수 복음의 핵심이 됩니다.

가난한 사람, 굶주리는 사람, 슬피 우는 사람, 배척받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예수 곁으로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어떤 이들은 식민지 수탈을 견디다 못해 집을 버리고 나왔고, 어떤 이는 질병으로 고통받다가 사회에서 배제되어 떠돌이가 되었고, 또 어떤 이는 식민지 징집생활을 견디다 못해 도망 나왔습니다. 그들은 모두 절대적 빈곤에 놓인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가난한 사람은 사회에서 버림받은 대표적인 표현이었습니다. 그들은 굶주렸고, 슬피 울 수밖에 없는 절망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예수님께서 불러 제자로 세우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셨고,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가르치셨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하는 선언은 빈곤한 제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뿐만 아니라 오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주체로서 제자의 사명을 깨닫게 한 것입니다.

최근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서가 증언하는 가난한 사람을 오늘로 바꾼다면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 사회적 차별과 배제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지난 12월 3일, 말도 안 되는 계엄에 맞서 새로운 혁명을 일궈낸 이들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성세대나 명망가가 아니었습니다. 지성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힘겹게 사회생활을 감당하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이자, 남성 중심사회에서 차별을 견뎌오고 있던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무지개 깃발을 들고나온 성 소수자들이 있었고, 일상적 배제에 놓인 장애인들이 함께했으며 10대 학생들과 노래방 도우미를 비롯한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이 참다못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개인들은 각자의 독특한 깃발을 들고 광장에 섰습니다. 이들은 누군가의 선동과 강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주체가 되어 민주주의를 지켜낸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던 것처럼 이들이야말로 이 땅의 정의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내놓은 하나님 나라의 주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의 깃발은 민주광장에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사명, 제자의 사명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연대하고, 하나님 나라의 주체로 살아가도록 희망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날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주는 일을 선교적 사명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70~80년대 번영신학이 교회에 밀려 들어올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한 도시빈민 선교에 앞장서고, 청계천 노동자들과 형제의 집에서 야학하며 함께 했던 아름다운 선교역사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원칙을 따라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연대하며 힘을 보내주었고, 하나님 나라 운동의 주체가 되도록 이끌었습니다. 양심수와 구속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웠고, 군부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도 앞장섰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탄압과 고초를 치르고, 또 군사정권의 철퇴에 맞아 최근까지 긴 분열의 아픔을 겪어야 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희년을 향한 교회적 사명을 계속해간다면 앞으로도 언제고 이렇듯 미움과 배척과 내침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저하지 마십시오. 오늘 본문 22절은 그런 사람은 복이 있다. 그것이 제자의 사명이다 하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그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선교역사를 계승해 나갑시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고, 인자 때문에 너희를 배척하고, 욕하고, 너희의 이름을 악하다고 내칠 때에는 너희는 복이 있다. 그 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아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다. 그들의 조상들이 예언자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였다.”(눅6:22)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행복선언은 예수의 길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주시는 위로이자 희망의 말씀입니다. 동시에 너희도 가서 이와 같이 전하라고 제자들에게 맡겨진 선교 사명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교회는 이 말씀을 가지고 나가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하고 선포해야 합니다. 모쪼록 이번 한 주간도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