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전환을 향하여

2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백성 이스라엘이 끝장났다. 내가 이스라엘을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다. 3그 날이 오면, 궁궐에서 부르는 노래가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 주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수많은 시체가 온 땅에 널리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4빈궁한 사람들을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사람을 망하게 하는 자들아, 이 말을 들어라! 5기껏 한다는 말이, “초하루 축제가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 수 있을까?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낼 수 있을까? 되는 줄이고, 추는 늘이면서, 가짜 저울로 속이자. 6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사자. 찌꺼기 밀까지도 팔아먹자” 하는구나. 7주님께서 야곱의 자랑을 걸고 맹세하신다. “그들이 한 일 그 어느 것도 내가 두고두고 잊지 않겠다. 8그들이 이렇게 죄를 지었는데, 어찌 땅이 지진을 일으키지 않겠으며, 어찌 땅 위에 사는 자들이 모두 통곡을 하지 않겠느냐? 온 땅이 강물처럼 솟아오르다가, 이집트의 강물처럼 불어나다가, 가라앉지 않겠느냐? 9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그 날에는 내가 대낮에 해가 지게 하고, 한낮에 땅을 캄캄하게 하겠다. 10내가 너희의 모든 절기를 통곡으로 바꾸어 놓고, 너희의 모든 노래를 만가로 바꾸어 놓겠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굵은 베 옷을 입히고, 머리를 모두 밀어서 대머리가 되게 하겠다. 그래서 모두들 외아들을 잃은 것처럼 통곡하게 하고, 그 마지막이 비통한 날이 되게 하겠다. 11그 날이 온다.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내가 이 땅에 기근을 보내겠다. 사람들이 배고파 하겠지만, 그것은 밥이 없어서 겪는 배고픔이 아니다. 사람들이 목말라 하겠지만, 그것은 물이 없어서 겪는 목마름이 아니다. 주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 (암 8:2-11)

예언서 본문들

‘성령강림 후 여섯 번째 주일’인 오늘, ‘성서일과’(RCL)가 제시한 구약 본문은 예언서인 ‘아모스서’의 말씀입니다. 확인해 보니 다해(Year C) 성서일과는 지난 주일인 ‘성령강림 후 다섯 번째 주일’부터 대림절 직전 주일인 ‘그리스도 왕 주일’까지 총 20주 동안 구약 본문을 ‘예언서’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은 3년 전 제 안식년 기간과 정확히 겹쳐서 제가 이 본문으로 증언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넉 달 동안 저는 예언서를 본문으로 증언해야 하고, 여러분은 들으셔야 합니다. 증언하는 저나 듣는 여러분이나, 참으로 힘든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봐서 아시겠지만, 예언서는 대부분 ‘심판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때문입니다. ‘한두 주’도 아니고 연속해서 ‘이십 주’ 동안 심판의 메시지를 듣기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또한 그것을 선포하기도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부디 성령님께서 잘 인도해 주셔서, 예언서 본문으로도 은혜 넘치는 메시지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예언과 예언자

오늘은 예언서를 본문으로 연속 설교를 시작하는 첫날이어서 예언은 무엇이고, 예언자는 누구인지에 대해 개론적인 안내를 먼저 드리고자 합니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자기 작품 󰡔악마의 제자󰡕에서 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료 인간들에 대한 가장 사악한 죄는 그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관한 관심이 없는 것이다. 무관심은 비인간성의 본질이다.

버나드 쇼의 말에 비추어 보면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동료 인간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습니까? 죄인이요 비인간적인 사람은 아닙니까? 기원전 10세기 팔레스타인에서는 동료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이 바로 고대 이스라엘의 ‘예언 운동’이라고 하는 영적 운동입니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분노(ira dei)를 자기 삶으로 투영시켜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의 문제를 자기 문제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20세기의 위대한 유대인 철학자 아브라함 조슈아 헤셸(Abraham Joshua Heschel)은 이런 사람을 그의 저서 󰡔예언자들󰡕에서 ‘공감하는 인간, 고통을 함께 느끼는 인간’, 즉 ‘호모 심파세티코스(homo sympathetikos)’라고 표현했습니다. 예언자는 점쟁이처럼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공동체를 위해 하나님의 뜻을 대신 말하는 ‘대변자’로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우주나 세계의 기운을 감지하고 인간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는 매개자였던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는 예언자에 해당하는 세 가지 단어가 있었습니다. 이 단어들을 살펴보면, 예언자의 기능과 그 변천을 추적할 수가 있습니다. 예언자에 해당하는 세 단어 중 가장 오래된 단어는 ‘로에(roeh)’입니다. ‘로에’를 직역하면 선지자(先知者)입니다. 두 번째 단어는 ‘호째(hozeh)’입니다. ‘호째’를 번역하면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지닌 선견자(先見者)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예언자에 해당하는 가장 중요한 히브리어는 ‘나비(nabi)’입니다. 나비는 ‘신의 말을 전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를 뜻합니다. 그는 자신의 말이 아니라 깊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신의 음성이나 신들의 회의 장면을 목격하고, 그것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자’입니다. ‘나비’는 그리스어로 ‘프로페테스(Prophetes)’인데, 이는 ‘(신을) 대신해서(pro) 말하는 자(phetes)’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영어 단어 prophet의 어원입니다. 따라서 성경의 예언자(預言者)는 한자로 ‘맡길’ 예(預) 자를 씁니다. 이는 ‘미리’ 예(豫) 자를 쓰는 예언자(豫言者)와는 다릅니다.

그런데 고대 이스라엘에서 본격적으로 예언자가 등장한 것은 왕정의 출현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잘 아시듯이 고대 이스라엘은 출애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출애굽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탈출한 사건입니다. 탈출 이후 40년간 광야에서 생활하던 저들은 마침내 가나안에 정착하게 됩니다. 가나안 정착 초기에 저들은 왕 없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왜? 애굽의 왕 바로 밑에서 노예살이했기 때문에 출애굽 한 저들이 왕을 거부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저들은 하나님만을 왕 삼고 열두지파 동맹체가 평등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후에 이런저런 이유로 왕정을 채택하게 되면서 하나님을 대신해 저들을 통치하는 왕권을 견제할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바로 이때 등장한 것이 예언자입니다. 예언자는 왕을 비롯한 지배자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함으로써 저들이 이스라엘에서 ‘바로’가 되는 것을 막고자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언자들은 권력에 대해서 비판적이었던 것입니다.

예언자 아모스

오늘 우리의 본문은 아모스서의 말씀인데, 아모스는 기원전 8세기에 등장한 예언자입니다. 아모스는 북왕국 이스라엘에서는 여로보암 2세가, 남왕국 유다에서는 웃시야가 왕이던 시기에 활동했습니다. 당시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은 전례 없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예언자 아모스는 원래 유다 땅 드고아에서 양을 치던 목자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18㎞ 떨어진 드고아는 야산과 언덕이 가팔라서 농사짓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목축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는 거친 광야에서 양떼를 몰고 다니면서 남유다뿐만 아니라 북이스라엘의 초원도 수없이 돌아다녔는데, 예루살렘이나 베델과 같은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사회 불균형을 목격합니다. 그는 또 양을 팔러 간 시장에서 거짓과 폭력 그리고 굳어진 계급 갈등의 실상을 보고 괴로워합니다. 특히 동료 인간들이 종교와 결탁한 왕족과 귀족들에게 고통당하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며, 어떻게 하면 이들의 고통을 대변할 수 있을지를 고심합니다.

그러던 중 아모스는 광야 한가운데서 신의 음성을 듣습니다. 하나님은 남유다 사람인 아모스에게 일면식도 없는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와 그의 예언자들을 향해 심판과 저주의 경고를 전하라는 임무를 내립니다. 여로보암 2세(BC 783-743) 통치 말기는 예후 왕조가 시작된 지 4대째가 되어 나라가 안정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선왕 여호아스 시절에는 시리아가 약해진 틈을 타서 전에 빼앗겼던 요단 건너편의 성읍들을 탈환하는 전적을 올렸습니다(왕하 13:25). 그런데 그의 아들 여로보암 2세는 그 여세를 몰아 그 옛날 솔로몬의 왕국이었던 하맛 어귀로부터 아라바해에 이르는 영토를 되찾았습니다(왕하 14:25). 그러니 나라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아모스는 그 풍요와 번영의 한가운데서 멸망의 징조를 보고 심판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의 본문 말씀은 아모스가 보았던 ‘넷째 환상’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본문 1-3절을 보실까요?

1주 하나님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보여주셨다. 보니, 여름 과일 한 광주리가 있었다. 2주님께서 물으신다.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여름 과일 한 광주리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백성 이스라엘이 끝장났다. 내가 이스라엘을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다. 3그날이 오면, 궁궐에서 부르는 노래가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

여기에서 ‘여름 과일’을 뜻하는 ‘카이츠’는 ‘끝’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케츠’와 발음이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여름 과일’은 이스라엘이 ‘끝장났음’을 알리는 상징입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이야기는 이스라엘이 지진으로 멸망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가속의 현실

저는 오늘 굳이 본문을 풀이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아모스서의 말씀을 읽고 든 제 심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모스는 풍요와 번영 한가운데서 멸망의 징조를 보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기후위기 비상행동가’들의 처지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화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번영을 이룩했고 풍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는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에 기초했고, 그 결과로 지구온난화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와 기후재앙으로까지 나아갔습니다.

지난 주일에 전국 곳곳에 쏟아진 물 폭탄과 그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뉴스에서 목격하면서 무슨 생각이 드셨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아모스가 증언하는 ‘대지진으로 인한 멸망 장면’과 너무 비슷하지 않습니까? 세계기상기구(WMO)는 연례보고서에서 작년 2024년에 지구 연평균 기온이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를 넘은 1.55℃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주보에 있는 <기후위기시계>는 오늘 오전 11시 기준으로 1.5℃ 상승까지 4년 402일 14시간 남았다고 하는데 어찌 된 것일까요? 그것은 <기후위기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토대로 예측한 것이고, 세계기상기구 연례보고서는 실측한 것이라는 차이에서 온 것입니다. 실측한 결과는 이미 0.05℃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이고, 만약 실측 기온을 10년 평균했을 때 1.5℃를 넘는다면, 그때는 마지노선을 넘은 것입니다. 아마 그 시간이 <기후위기시계>가 가리키는 4년 402일 정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올여름 우리가 경험한 엄청난 무더위와 폭우는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 상승했을 때 겪을 기후재앙을 미리 아주 조금 맛본 것입니다. 만약 작년처럼 올해 지구 연평균 기온이 또 1.5℃ 이상이면 우리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기후재앙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재앙은 점점 일상이 될 것이고, 그 빈도는 점점 늘고, 강도는 점점 세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거대한 가속’(great acceleration)의 현실입니다. 그러면 살기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더위와 추위도 문제지만 먹거리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정말 큰 일입니다.

저는 ‘기후위기 비상행동가’가 된 이후에 예언자의 심정을 100%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기후위기가 저는 ‘발등의 불’로 보이는데, 남들 눈에는 그게 ‘강 건너 불’처럼 보이는 것 같아 그 안타까움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교회마다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하는 운동을 벌여 교우들과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자고 해도, 교회 공간에 작게라도 제로웨이스트샵을 설치해 탄소금식을 생활화하자고 해도,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 교회마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자고 해도 묵묵부답이거나 그 속도가 너무 늦습니다. 사생결단해도 될까 말까인데 천하태평입니다. 노회에 사용하지 않는 선교기금이 1억 6천만 원 정도가 있어, 이 기금을 원하는 교회에 저리로 빌려주어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여 에너지 전환도 이루고 미자립교회도 돕자는데도 반대가 많고 호응도 적습니다.

제 평소 성격대로라면 다 때려치우면 좋겠는데,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예언자들이 그랬듯이 이건 제 일이 아니고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는 묵묵히 제가 할 일을 할 따름입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 기후위기 비상행동가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담대한 전환을 향하여

이런 가운데 지난 주중에 두 가지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 교회를 비롯한 기장 서울노회의 교회들이 작년 창조절에 모은 탄소헌금으로 지난 15일(화)에 농촌 미자립 녹색교회인 경북 봉화교회에 12.8kW 자가사용용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것입니다. 이제 한전의 사용 전 검사를 마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총 공사비용 대비 각 교회의 기여에 따라 탄소 포인트를 배분받을 예정인데, 우리 교회가 총공사비 13,640,000원 가운데 11,050,000원을 이바지하여 <기장 서울노회 햇빛은총 1호기> 발전량의 81%를 배분받게 됩니다. 먼저 이에 참여하고 기도해 주신 교우 여러분 감사합니다. 작은 교회가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0만 원이 넘는 탄소헌금을 모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기존의 햇빛발전소 19.5kW에 이번 10.4kW, 그리고 곧 지어질 서제빌딩 햇빛발전소 11.5kW를 합치면 총 41.4kW가 됩니다. 마침 이번에 우리 교회 전기공사를 했는데, 총 용량이 45kW입니다. 용량만 보면 ‘탄소중립교회’가 코앞입니다. 제 희망은 한국교회 최초로 탄소중립교회를 실현해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일입니다. 작은 교회도 해냈으니 큰 교회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실예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저에게 ‘신박한’ 생각을 주시는데, 그중 하나가 후쿠시마 핵 폐수 해양투기반대 때 만든 ‘노란 우산’입니다. 가성비 최고였고, 시위효과 만점이었습니다. 또 실용적이기도 했구요. 햇빛발전소 관련해서도 신박한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데, 그중 하나가 ‘햇빛 연금’입니다. 한신대 오산 캠퍼스와 수원 영생고등학교에 각각 1000kW, 500kW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견적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돈인데, 10kW에 1,200만원이 드니까 100kW면 1억 2천만원, 1500kW면 18억원이 필요합니다. 엄청난 돈이죠. 그런데 우리 노회에 잠자고 있는 선교자금이 있고, 총회에는 목회자 연금이 있습니다. 다 3%짜리 안전한 예금에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끌어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것은 저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각자 가지고 있는 노후자금 중 일부를 출자하고 배당을 주는 것입니다. 5% 정도. 안전하게 돈도 벌고, 원금도 보장받고, 지구도 살리고, 게다가 탄소포인트는 교회가, 개인이 가져가서 탄소중립을 하면 됩니다. 좋은 생각 아닙니까? 내일 열리는 기장 햇빛 간담회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나누게 됩니다.

다음으로 WCC가 기후정의행동 에큐메니칼 10년(2025-2034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을 지난 월요일에 WCC 70차 중앙위원회 보고회를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우리 교회가 거의 다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WCC 기후정의와지속가능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인 배현주 목사가 저와 같이 기환연 공동대표 중 한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한국의 사례를 전 세계에 제시했고, 한국 사례 중 우리 교회 사례가 내용으로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내가 건너면 세계가 건너고, 내가 변하면 세계가 따라서 변한다”는 간디의 말을 많이 인용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이 문서의 결론인 <행동을 향한 부름, 희망을 향한 부름>을 인용하면서 오늘 증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십 년 운동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위기의 규모에 압도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부활의 소망, 곧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새롭게 된다는 소망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 소망은 우리가 긴급하게 행동하도록 이끈다. 우리는 모든 기도, 모든 연대 행위가 지구의 치유에 공헌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여러분을 이 예언자적 봉기, 곧 기후정의를 향한 이 신성한 순례에 초대한다. 여러분이 신음하는 세상과 연관이 있는 자신의 꿈, 목소리, 행동으로 이 순례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회개하고, 옹호하며, 변화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가 막힘없는 시내처럼 흐르는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가 함께 이 땅에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앞에서 ‘거대한 가속’(great acceleration)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그 해결책이 바로 ‘담대한 전환’(great transformation)입니다. 우리가 변하면 세계가 변합니다. 우리가 시작하면 세계가 따라옵니다. 지금까지처럼 계속해서 기후정의행동에 헌신하는 여러분과 우리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