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찾아라”

1이것은,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 왕 웃시야와 요담과 아하스와 히스기야 시대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하여 본 이상이다. 10너희 소돔의 통치자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너희 고모라의 백성아! 우리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여라. 11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무엇하러 나에게 이 많은 제물을 바치느냐?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기름기가 지겹고, 나는 이제 수송아지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도 싫다. 12너희가 나의 앞에 보이러 오지만, 누가 너희에게 그것을 요구하였느냐? 나의 뜰만 밟을 뿐이다! 13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말아라. 다 쓸모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 놓고 못된 짓도 함께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14나는 정말로 너희의 초하루 행사와 정한 절기들이 싫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것들을 짊어지기에는 내가 너무 지쳤다. 15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16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17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 18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오너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빛과 같다 하여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며, 진홍빛과 같이 붉어도 양털과 같이 희어질 것이다. 19너희가 기꺼이 하려는 마음으로 순종하면, 땅에서 나는 가장 좋은 소산을 먹을 것이다. 20그러나 너희가 거절하고 배반하면, 칼날이 너희를 삼킬 것이다.” 이것은 주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다. (사 1:1.10-20)

이사야서와 그 특징

요즘 교회력에 따른 ‘성서일과’(RCL)가 제시하는 구약 본문에 따라 ‘예언서 연속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아모스서’와 ‘호세아서’를 다뤘고 앞으로 두 주는 ‘이사야서’를 다루게 됩니다. 이사야서는 앞에서 다뤘던 아모스서와 호세아서에 비해서 그 분량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모스서가 9장, 호세아서가 14장인데 비해서, 이사야는 66장이나 됩니다. 그래서 이사야서는 예레미야서, 에스겔서와 더불어 대(大)예언서라 불립니다. 분량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사야서는 길이가 긴 만큼 그 안에 긴 세월도 담고 있습니다. 거의 2~300년의 세월을 포함합니다. 당연히 한 사람의 예언자가 그 긴 세월 동안 활동했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되는 시대에 따라 그 메시지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학자들은 한 사람이 이사야서를 쓰지 않았고, 세 사람에 의해 세 차례에 걸쳐(1~39장, 40~55장, 56~66장) 이사야서가 써졌다고 봅니다. 그 각각의 저자를 ‘제1이사야’, ‘제2이사야’, ‘제3이사야’라고 부릅니다. 이번에 우리가 두 주에 걸쳐서 다루게 될 본문은 모두 ‘제1이사야’가 쓴 부분입니다.

이사야는 앞서 다룬 아모스나 호세아와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아모스와 호세아는 ‘북 왕국 이스라엘’에서 예언 활동을 했는데, 이사야는 ‘남 왕국 유다’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둘째, ‘미가’까지 포함한 기원전 8세기 예언자 4명 중 이사야만 귀족 출신입니다. 아모스는 목동 출신이었고, 미가는 농민 출신이었습니다. 호세아는 음탕한 여인 고멜과 결혼한 것으로 보아서 귀족 출신은 아닐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에 비해 이사야는 유다 왕족 출신이었습니다. 본문 1절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이것은,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 왕 웃시야와 요담과 아하스와 히스기야 시대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하여 본 이상이다.(1절)

여기에 등장하는 아모스는 예언자 아모스와 동명이인(同名異人)인데, 전설에 따르면 그는 웃시야 왕의 부왕인 아마샤 왕의 동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사야는 웃시야 왕과는 4촌 형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유다 왕궁 안에서 늘 왕들을 보필하는 ‘궁중 최고 고문’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배와 예물 비판

앞에서 기원전 8세기 예언자가 모두 네 명이라고 했습니다.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미가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런데 이들 네 명은 한결같이 예배와 예물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먼저 아모스는 5장 21절로 23절에서 이렇게 증언합니다.

21나는, 너희가 벌이는 절기 행사들이 싫다. 역겹다. 너희가 성회로 모여도 도무지 기쁘지 않다. 22너희가 나에게 번제물이나 곡식제물을 바친다 해도, 내가 그 제물을 받지 않겠다. 너희가 화목제로 바치는 살진 짐승도 거들떠보지 않겠다. 23시끄러운 너의 노랫소리를 나의 앞에서 집어치워라! 너의 거문고 소리도 나는 듣지 않겠다. (암 5:21-23)

다음으로 호세아는 6장 6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다. 불살라 바치는 제사보다는 너희가 나 하나님을 알기를 더 바란다. (호 6:6)

그다음으로 미가는 6장 6절로 7절에서 이렇게 묻습니다.

6내가 주님 앞에 나아갈 때에, 높으신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 번제물로 바칠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가면 됩니까? 7수천 마리의 양이나, 수만의 강 줄기를 채울 올리브 기름을 드리면, 주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내 허물을 벗겨 주시기를 빌면서, 내 맏아들이라도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내가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빌면서, 이 몸의 열매를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미 6:6-7)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 11절로 15절은 이렇게 비판합니다.

11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무엇하러 나에게 이 많은 제물을 바치느냐?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기름기가 지겹고, 나는 이제 수송아지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도 싫다. 12너희가 나의 앞에 보이러 오지만, 누가 너희에게 그것을 요구하였느냐? 나의 뜰만 밟을 뿐이다! 13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말아라. 다 쓸모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 놓고 못된 짓도 함께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14나는 정말로 너희의 초하루 행사와 정한 절기들이 싫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것들을 짊어지기에는 내가 너무 지쳤다. 15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사 1:11-15)

지금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있는 우리는 예배와 예물에 대한 예언자들의 이 맹렬한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신이 인간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야훼’ 하나님이 당신 백성들에게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야훼 하나님과 사회적 약자

제가 질문을 조금 수정한 것은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뿌리가 ‘야훼 유일 신앙’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믿는 신은 ‘바알’이 아니고 ‘야훼’입니다. 야훼는 출애굽 때 처음 등장합니다. 히브리인들은 이집트라는 당대 최고의 제국에서 최하층민으로 살던 중 새로운 신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아니 ‘새로운 신의 등장’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입니다. 저들은 특별히 자신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변호하는 신’을 모셨습니다. 그 신은 당대의 많은 신들처럼 왕이나 귀족들을 위한 신이 아니었고, 히브리인들의 고통을 귀로 직접 듣고 그들의 고생을 눈으로 직접 보는 신이었습니다. 그 신의 이름은 ‘야훼’이며, 그는 ‘고아와 과부 그리고 가난한 자’를 돕는 신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야훼 유일신’이라는 표현은 다른 민족이나 집단이 믿는 신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신만 유일한 신으로 섬기겠다는 배타적인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유일신관’은 ‘사회의 약자를 위한 신만이 유일하게 신이라고 불리는 것이 마땅하다’라는 신앙관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편 68편 5절은 하나님을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을 돕는 재판관”으로 묘사합니다. 특히 시편 82편은 하나님이 신들을 모아놓고 재판하면서 다른 신들을 이렇게 꾸짖습니다.

2“언제까지 너희는 공정하지 않은 재판을 되풀이하려느냐? 언제까지 너희는 악인의 편을 들려느냐? 3가난한 사람과 고아를 변호해 주고, 가련한 사람과 궁핍한 사람에게 공의를 베풀어라. 4가난한 사람과 빈궁한 사람을 구해 주어라. 그들을 악인의 손에서 구해 주어라.” (시 82:2-4)

이렇듯 사회적 약자를 편드는 신이 야훼 하나님입니다. 예수님은 그 야훼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만이 아니라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세상, 즉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예수 믿고 천국 가는 종교가 아닙니다. 지금 이곳을 천국 만들자는 종교입니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편들어야 합니다. 왜? 그들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이기 때문이고, 약하기에 하나님이 더 신경쓰시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강자나 부자인 것이 죄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힘과 부를 자기나 자기 가족만 누리고,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무관심하다면 그건 죄입니다. 오늘 본문이 바로 그것을 지적합니다.

야훼 하나님이 당신 백성에게 원하는 것

이사야는 예배와 예물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기 직전에 본문 10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소돔의 통치자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너희 고모라의 백성아! 우리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여라. (10절)

여기서 이사야가 비판한 것은 지도자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백성들도 하나님의 법을 버리고 욕망의 법을 맹종하고 있었습니다. ‘소돔의 통치자들’, ‘고모라의 백성들’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이 귀 기울이지 않은 ‘하나님의 법’은 무엇입니까? 대부분 사람은 소돔의 죄를 ‘동성애’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남색’을 뜻하는 영어 단어 sodomy가 소돔에서 유래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소돔을 심판하신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나그네를 따뜻하게 맞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수단으로 삼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세태에 분노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이 귀 기울이지 않은 ‘하나님의 법’은 다름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 즉 이웃 사랑이었습니다. 약자를 무시하고, 이웃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그들을 지으신 하나님과 대적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당신께서 지으신 이들을 무시하는 이들이 드리는 예배를 거부하십니다. 하나님은 예배와 예물 자체를 비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법, 하나님의 뜻을 살아내는 삶이나 살아내고자 하는 마음 없이 형식적으로 드리는 예배와 예물이 지겹다고, 싫다고 하십니다. 그것은 예배당 뜰만 밟는 것일 뿐, 예배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러한 행위는 자기만족이나 욕망의 구현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것들에 이용당하기를 ‘거절’하십니다. 그래서 11절에서 15절까지 예배와 예물에 대해 길게 비판하신 이후, 1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6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17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 (16-17절)

야훼 하나님이 당신 백성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사야의 증언은 아모스, 호세아, 미가의 증언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예배와 예물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 바로 이어서 그들은 각각 이렇게 말했습니다.

24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암 5:24)

내가 바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다. (호 6:6)

8너 사람아,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미 말씀하셨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 6:8)

앞서 말했듯이 예언자들은 예배 자체를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강조했던 것은 불의한 행실이 예배와 기도를 불결하게 망쳐놓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시끄러운 찬송가로 억압받는 자들의 신음을 지워버릴 수도 있고, 수북하게 쌓여가는 제물로 하나님을 쫓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예언자들은 예배가 정의를 대신할 때, 그 예배 행위를 경멸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래서 8세기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을 섬기는 근본적인 길은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습니까? 정의는 나의 관점에서 옳은 것을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가 미움과 폭력, 그리고 자기기만과 자기 확신으로 무장한다면 그 정의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불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의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구성원의 관점, 더 나아가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사회적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정의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리고 세상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습니다. 정의는 바로 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촉구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듯이 정의와 사랑은 동전의 양면처럼 구분은 되지만 분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 떨어져 나가면 둘 다 죽습니다. 사랑 없는 정의는 잔인하고, 정의 없는 사랑은 진부합니다. 그래서 이 둘을 합쳐 자비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와 아랍어에 등장하는 ‘자비’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 ‘레헴’은 본래 ‘어머니의 자궁’이라는 뜻입니다. 자비란 자식을 위해 때로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어머니처럼 행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사회의 도덕적 기초와 희망은 바로 이 자비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자비의 행동이 종교 시설에 가서 기도와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예언자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기후정의헌금

오늘 주보에 갑자기 ‘기후정의헌금’이 등장해서 부담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존에 드리던 탄소헌금을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제안한 ‘기후정의행동 에큐메니컬 10년 운동’의 지참에 따라 ‘기후정의헌금’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입니다.

이사야는 오늘 본문 17절에서 “정의를 찾으라”는 권고에 바로 앞서 16절에서 이렇게 권고합니다.

16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17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16-17절)

이사야는 우리 손에 묻은 피를 씻으라고 요구합니다. 씻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손이 더러워졌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다른 이를 희생시키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의식적인 선택은 아니라 해도, 우리는 그런 삶에 동조 혹은 방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기후재난 시대에 기후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분명 그러합니다. 왜?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기후재난의 피해를 가장 크게 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기후재난으로 보금자리를 잃고 먹거리도 부족해 기후 난민으로 살아갑니다. 산불, 폭염, 폭우의 피해를 가장 극심히 보는 이들도 그들입니다. 그들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배출한 탄소 때문에 저들이 피해를 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살면 안 됩니다. 내 행동이 이웃과 기후 약자들에게 미칠 파장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런 자세와 태도로 살면 충분합니다. 따로 헌금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여유가 있고 마음에 부담이 되면 작은 정성을 모아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모인 기후정의헌금은 봉화교회에서처럼 햇빛발전소 짓는 데도 쓰고, 기후재난 피해자나 기후 약자 등을 지원하는 일에도 쓰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후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을 편드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우리 죄가 주홍빛과 같다 하여도 눈과 같이 희어지게 할 것이며, 진홍빛과 같이 붉어도 양털과 같이 희어지게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삶이 예배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