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선취(先取)

1유다 왕 시드기야 제 십 년에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다. 그 해는 느부갓네살 제 십팔 년이었다. 2그 때에 예루살렘은 바빌로니아 왕의 군대에게 포위되어 있었고, 예언자 예레미야는 유다 왕궁의 근위대 뜰 안에 갇혀 있었다. 6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7”너의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너에게 와서,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너더러 사라고 하면서, 그 밭을 유산으로 살 우선권이 너에게 있기 때문에, 네가 그것을 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8과연 주님의 말씀대로, 숙부의 아들 하나멜이 근위대 뜰 안으로 나를 찾아와서, 내게 부탁하였다. 베냐민 지방의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나더러 사라고 하였다. 그 밭을 소유할 권리도 나에게 있고, 그 밭을 유산으로 사들일 권리도 나에게 있으니, 그 밭을 사서 내 밭으로 삼으라고 하였다. 그 때에 나는 이것이 바로 주님의 명령임을 깨달았다. 9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에게서 아나돗에 있는 그 밭을 사고, 그 값으로 그에게 은 열일곱 세겔을 달아 주었다. 10그 때에 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것을 봉인하고, 증인들을 세우고, 은을 저울에 달아 주었다. 11그리고 나는 법과 규례에 따라서 봉인된 매매계약서를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와 함께 받았다. 12그리고 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그 매매계약서에 서명한 증인들과 근위대 뜰 안에 앉아 있던 모든 유다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 매매계약서를 마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바룩에게 넘겨주고, 13또한 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바룩에게 부탁하였다. 14”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이 증서들 곧 봉인된 매매계약서와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를 받아서, 옹기그릇에 담아 여러 날 동안 보관하여라. 15참으로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 (렘 32:1-2.6-15)

왕궁 근위대 감옥에 갇힌 예레미야

조금 전에 우리가 함께 봉독한 본문 말씀은 원래 성서일과표(RCL)가 다음다음 주일 구약 본문으로 제시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가 그 주일을 ‘남신도회주일’로 지키는 관계로 당일 말씀을 선취(先取)하여 오늘 본문으로 사용했습니다. ‘창조절’에 꼭 다루었으면 하는 본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1유다 왕 시드기야 제 십 년에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다. 그 해는 느부갓네살 제 십팔 년이었다. 2그 때에 예루살렘은 바빌로니아 왕의 군대에게 포위되어 있었고, 예언자 예레미야는 유다 왕궁의 근위대 뜰 안에 갇혀 있었다. (1-2절)

‘시드기야’는 남 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입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이 선포된 ‘때’는 ‘시드기야 제 십 년’입니다. 유다가 바빌론에 의해 멸망한 때가 ‘시드기야 제 십일 년’이었으니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당시는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 제 십팔 년’이었고, 예루살렘은 바빌론 군대에 포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남 왕국 유다의 형편은 백척간두(百尺竿頭) 내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습니다. 그와 같은 때에 예언자 예레미야는 유다 왕궁의 근위대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2절). 그 이유가 우리가 읽지 않은 3-5절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3유다 왕 시드기야는 예레미야를 그곳에 가두면서 그에게 이렇게 책망하였다. “그대가 어찌하여 이런 예언을 하였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아라, 내가 이 도성을 바빌로니아 왕의 손에 넘겨주어서, 그가 이 도성을 점령하게 하겠다. 4유다 왕 시드기야도 바빌로니아 군대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꼼짝없이 바빌로니아 왕의 손에 넘겨져서, 그 앞에 끌려 나가, 그가 보는 앞에서 직접 항복할 것이다. 5그러면 그가 시드기야를 바빌로니아로 끌고 갈 것이며, 시드기야는 내가 그를 찾아올 때까지 그 곳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너희는 바빌로니아 군대와 싸워도 절대로 이기지 못할 것이다.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이렇게 예언하였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예레미야가 유다 왕궁 근위대 감옥에 갇혀 있는 이유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예언’ 때문이었습니다. 무언가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은 곧 함락될 것이고, 시드기야 왕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갈대아인들에게 사로잡혀 바빌론으로 끌려갈 것이며, 갈대아인과 싸워봐도 승리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누구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시드기야는 예레미야를 감옥에 가둬서 그 메시지를 백성들이 듣지 못하게 하려 했던 것입니다.

아나돗의 밭을 사라

그런데 감옥에 갇혀 있던 어느 날 예레미야에게 숙부인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아나돗’에 있는 자기 땅을 사라고 합니다. 예레미야의 고향인 아나돗은 베냐민 지파가 분배받은 땅 중 하나이고(수 21:18), 솔로몬의 왕위 계승 때 솔로몬이 아닌 아도니야를 지지해서 솔로몬이 추방했던 예레미야의 조상 아비아달 제사장의 고향입니다(왕상 2:26). 그러니까 아비아달 제사장과 그 후손 예레미야는 베냐민 지파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촌 하나멜은 자기 밭을 유산으로 살 우선권이 예레미야에게 있으니 사라고 한 것입니다. 개역개정은 본문 7절과 8절을 다음과 같이 옮겼습니다.

7보라 네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네게 와서 말하기를 너는 아나돗에 있는 내 밭을 사라 이 기업을 무를 권리가 네게 있느니라 하리라 하시더니 8여호와의 말씀과 같이 나의 숙부의 아들 하나멜이 시위대 뜰 안 나에게 와서 이르되 청하노니 너는 베냐민 땅 아나돗에 있는 나의 밭을 사라 기업의 상속권이 네게 있고 무를 권리가 네게 있으니 너를 위하여 사라 하는지라 (개역개정. 7-8절)

󰡔개역개정󰡕은 󰡔새번역󰡕이 “밭을 유산으로 살 권리”라고 번역한 것을 “기업을 무를 권리”라고 번역했습니다. 이것을 󰡔새한글성경󰡕은 “밭을 사서 되찾을 권리”라고 옮겼습니다. 이게 다 무슨 뜻일까요?

땅은 하나님의 것

제가 8월 31일인 지지난 주일에 예레미야서 연속 증언을 시작하면서 출애굽 사건에서 시작된 야훼 신앙은 ‘공변될 공(公)’ 자를 쓰는 ‘공유제 (公有制)’를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공유(公有)는 ‘하나님 소유한다/공공이 소유한다’라는 뜻입니다. 이 생각은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창조신앙’에서 비롯되었다고 했습니다.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성구가 신명기서 10장 14절입니다.

하늘과 하늘 위의 하늘, 땅과 땅 위의 모든 것이 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것입니다. (신 10:14)

왜? 태초에 하나님이 “하늘과 하늘 위의 하늘, 땅과 땅 위의 모든 것”을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창조 세계와 피조물은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모두의 것입니다. 공공재(公共財)입니다. 모두의 것을, 공공재를, 어떤 인간도 독차지할 수 없는 것을 혼자서 차지하려고 한 것, 즉 ‘금단(禁斷)의 열매’를 따 먹은 것이 바로 성서가 고발한 원죄(原罪)입니다. 그 원죄 때문에 인류는 낙원에서 쫓겨났던 것입니다.

‘실낙원’(失樂園) 이후 인류의 오랜 꿈은 ‘복낙원’(復樂園), ‘낙원으로 돌아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유토피아(Utopia)로의 회귀가 아니라 디스토피아(dystopia)로의 ‘추락’이었습니다. 약육강식(弱肉强食), 승자독식(勝者獨食),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정글 같은 세상이 그것이었고, 그 정점에는 늘 제국(帝國)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복낙원은 인류만의 꿈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꿈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과 인류, 신과 인간의 공동 염원이었습니다. 이 공동 염원이 실현된 최초의 사건이 바로 출애굽입니다.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바로 출애굽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가, 왕이 모든 재화를 독(獨)차지하고 백성을 노예로 부리던 지옥 같은 세상에서 탈출하여, 야훼 하나님을 유일한 왕으로 모시고 그 아래서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대동세상(大同世上)을 이루고자 한 것이 바로 출애굽의 최종 결과인 ‘12지파 동맹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가족—씨족—지파로 이루어진 12지파 동맹체가 유지되려면, 가장 기초단위인 ‘대가족’이 유지되어야만 했습니다. 기초가 무너졌는데 그 위 건물이 온전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고대 사회에서 대가족이 자급자족하기 위한 삶의 기반은 토지입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이 토지를 잃게 되면 그 가족은 새 토지 주인에게 예속되게 됩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의 율법은 땅을 아주 사고파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 (레 25:23)

이에 더하여 이스라엘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의 경계를 옮기는 일을 저주가 뒤따르는 엄격한 금기로 정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주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유산으로 주어 차지한 땅에서, 이미 조상이 그어 놓은 당신들 이웃의 경계선을 옮기지 마십시오. (신 19:14)

‘이웃의 땅 경계석을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모든 백성은 ‘아멘’ 하십시오. (신 27:17)

이렇듯 이스라엘은 농경사회에서 삶의 기반인 토지가 가족의 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들을 마련하고, 이것을 위반하는 것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엄격히 금했습니다. 그러니까 토지를 공공재로 인식하여 토지의 절대적 소유권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현대의 토지공개념(土地公槪念)은 성서에서 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에서 예레미야가 사촌 하나멜의 밭을 샀다고 했을 때 산 것은 ‘소유권’이 아닙니다.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가 산 것은 ‘사용권’ 내지는 ‘경작권’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 ‘사용권’마저도 대가족 내에서만 사고팔게 해서 그 대가족의 경제적 토대가 다른 대가족에게 넘어가지 않게 안전장치를 마련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형편이 피면 판 사람이 그 땅을 다시 사들일 권리도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7-8절이 말한 “밭을 유산으로 살 권리”, “기업을 무를 권리”, “밭을 사서 되찾을 권리”란 바로 이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곧 망할 나라의 땅을 사라?

그러니까 사촌 하나멜의 밭 사용권을 예레미야가 산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상한 것은 밭을 산 ‘때’입니다. 예레미야는 줄곧 남 유다는 바빌론 제국에 의해 곧 멸망할 것이고, 그 백성들은 고향 땅에서 쫓겨나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실제로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땅을 사서 뭐 합니까? 더구나 소유권도 아니고 사용권이 왜 필요합니까? 사려면 금이나 은을 사야지 왜 땅을, 그것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경작권을 삽니까? 더구나 바빌론 포로 기간은 약 70년이었고, 경작권은 최대 50년이 지나면 원주인에게 돌아가거나 돌아오는데, 그걸 왜 돈을 주고 삽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하나멜의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십니다. 예레미야는 밭값으로 은 십칠 세겔을 달아줍니다. 예레미야는 증인들의 서명을 받은 경작권 매매 증서 두 부를 작성해서 하나는 봉인하고 다른 하나는 봉인하지 않은 채 서기인 바룩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봉인한 것은 임의 변경을 막으려는 조치이고, 봉인하지 않은 것은 누군가 확인을 요구할 때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바룩은 그 매매 증서를 토기에 담아 보관했습니다.

아나돗의 밭을 사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과 그 명령에 복종한 예레미야의 순종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예레미야를 감옥에 보낸 예언 말씀에는 ‘남 왕국 유다의 멸망과 바빌론 포로 생활’만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언젠가는 포로로 잡혀간 이들을 찾아가시겠다고 하십니다(5절). 즉 이스라엘의 회복도 약속하십니다. 이는 본문 15절에서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 (15절)

하나님의 심판은 엄혹할 것이지만 결코 파괴가 끝이 아닙니다. 심판은 정화의 과정인 동시에 새로운 역사의 출발입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어김없이 이루어집니다. 사람도 없고 짐승도 없는 황무지로 변했던 땅, 바빌로니아 군대의 손에 들어갔던 땅에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고, 희망의 씨를 뿌릴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때 사람들은 다시 아름다운 삶을 일구기 위해 땅 경작권을 사려 할 것입니다.

희망의 선취(先取)

이제 우리는 비로소 땅을 사라고 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아나돗에 있는 땅을 사라고 하셨던 것은 바로 시련의 시간 후에 빚어질 희망의 선취(先取)인 셈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지금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취하는 사람들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절망의 땅에서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원래 환경 문제에 깊이 관심을 가졌던 제가 본격적으로 기후 활동가가 된 것은 2016년에 서울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부름을 받은 이후입니다. 제 평생의 화두는 ‘역사적 예수’였습니다. 제 스승이신 안병무 선생님의 영향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말년에 생태 문제에 집중하셨습니다. 당시에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나중에 역사적 예수에 대해 자세하게 공부하고 그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나님 아래서 온 인류가 한 형제자매로 차별 없이 가족처럼 사랑하며 사는 세상 만들기’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범위를 인류에서 창조 세계 전체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인간뿐 아니라 천지 만물을 당신 자녀로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랑하며 공존공영해야 할 대상은 인간을 넘어선 창조 세계 전체입니다. 그래서 역사적 예수 살기는 생태 운동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런 배경에서 저는 역사적 예수 연구가이자 생태 운동가가 되었는데, 지난 10년간 여러 활동을 해오다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햇빛발전소 설치’입니다. 저는 햇빛발전소 설치가 인류 종말이 코앞에 닥친 기후 재난 시대에 아나돗에 밭을 사는 것과 같은 희망의 선취라고 확신합니다. 왜? ‘화석 연료 발전’에서 ‘친환경 재생 에너지 발전’으로의 전환은 ‘탄소 중립’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선택이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한국교회는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내년이면 탄소 중립을 완수할 것입니다. 왜? 교회 옥상에 설치한 19.5kW 발전소, 봉화교회에 설치한 12.8kW 발전소 중 81%에 해당하는 10.4kW, 그리고 최근 서제빌딩 옥상에 설치한 11.5kW 발전소를 합하면 총 41.4kW인데, 우리 교회의 계약 전력은 45kW이기 때문입니다. 수치상으로 3.6kW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타 교회에 햇빛은총 2호기를 설치하라고 어떤 분이 큰돈을 헌금하셨습니다. 10kW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다른 분들도 기후정의헌금에 동참할 것이고, 그러면 햇빛은총 3호기도 내년 상반기 중에 설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탄소 중립’ 실현이 이제 코앞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교회가 탄소 중립을 실현하면 다른 교회도 뒤따를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건너면 세계가 건넙니다. 우리가 시작하면 세계가 따라 옵니다. 그래서 선취가 중요한 것입니다.

햇빛발전소 설치는 단순히 우리 교회 탄소 중립 실현 때문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은 헌금은 녹색교회 활동을 하는 미자립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짓는 데 사용됩니다. 이건 두 가지 효과가 있는데, 첫째는 녹색교회 활동을 하지 않던 교회가 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는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선교적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교회 1년 예산이 1억 원, 아니 5천만 원도 안 되는 미자립교회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 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지어주고 발전된 전기를 사용하게 하면 절약된 전기요금만큼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자립교회를 돕고 지속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 둘 이외에도 많은데 오늘은 시간이 부족해 여기서 멈춥니다.

그 옛날 예레미야가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믿으며 아나돗의 밭을 샀듯이, 창조 세계의 온전성 회복을 굳게 믿으며 오늘 미자립교회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갑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미래를 위해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희망을 선취하며 삽시다. 우리가, 우리 교회가 절망의 지구별에서 희망이 됩시다. 그 거룩한 길에 주님이 함께하실 것입니다. 아멘.▩